박 시장, 정례회 본회의서 "담당자 보고 받지 못했다"
'상수도본부 개편' 요구엔 "전문가 진단 의뢰할 계획"
▲ 25일 인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55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 참석한 박남춘 시장이 김종인 의원의 붉은수돗물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박남춘 인천시장이 붉은 수돗물 사태 초동 대응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받는 탁도계 고장에 대해 "보고 받은 적 없다"고 털어놨다.

박 시장은 25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제255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탁도계가 고장 났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김종인 의원 질문에 "담당자로부터 따로 보고 받지 않아 정부 발표 전까지 몰랐다"고 답했다.

앞서 이번 수돗물 사태에 대한 원인 조사에 나선 정부원인조사반은 지난 18일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공촌정수장에 있는 탁도계가 낮 12시31분부터 오후 4시까지 움직임이 없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탁도계가 아무런 변화 없이 동일한 수치를 오랜 시간 기록하는 건 고장 났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수계전환 과정에서 정수장 탁도가 먹는 물 수질 기준(0.5NTU)을 초과하는 0.6NTU를 기록했지만 탁도계가 고장 난 탓에 시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시가 사태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수돗물 사태는 어느덧 한 달 가까이 진행되는 대형 재난으로 커진 상황이다.

박 시장은 "상수도사업본부로부터 장비가 고장 났다는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고 대신 수돗물 문제가 수계전환 과정에선 꽤 흔한 일이기에 2~3일 안에 해결될 수 있다는 보고만 받았다"며 "안일한 대처와 생각으로 문제를 키운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전문성이 떨어지는 상수도본부를 개편해야 한다는 시의회 요구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시가 일방적으로 조직 개편을 추진한다면 이미 무너진 행정 기관에 대한 시민 신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시장은 "이번 적수 사태가 확실히 종료된 뒤에 전문가들에게 대대적인 조직 진단을 부탁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시민 토론회를 진행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신중하게 조직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