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회의서 '철저한 업무 파악·분명한 답변 태도' 주문 … "예측가능 도정 구현을"
▲ 지난 24일 경기도청 신관 4층 대회의실에서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와 김희겸 행정1부지사, 이화순 행정2부지사, 이화영 평화부지사, 실·국장, 직속 기관장·사업소장 및 과장급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5월 확대간부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공직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1심 법원에서 전부 무죄 판결로 도정운영에 탄력을 받은 이 지사는 판결후 첫 간부회의에서 예측가능한 도정 구현을 요청했다. 목소리 큰 민원에 끌려다니지 말라는 주문이다.

도 관계자는 지난 24일 경기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5월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간부공무원들의 철저한 업무파악과 분명한 답변 태도를 주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지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업무를 충분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자기 상사보다도 자기 업무를 파악 못하면 되겠느냐"며 "그런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고 다그쳤다.

그러면서 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하게 거절하고, 그것을 통해 예측 가능한 도정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공직사회는)'우는 아이 젖 준다'고, 시끄러우면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 목소리 크면 되더라, 숫자가 많으면 유리하더라, 어디에 줄을 대면 잘되더라,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러면 '시끄럽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전파가 된다. 말로 해도 될 것을 주민들에게 소음피해를 주면서 하게 된다. 이는 사회적 낭비"라고 덧붙혔다.

이 지사는 ▲수술실 CCTV 확대 ▲경기도콜센터 상담사 정규직 전환 정책 ▲진접선 예산분담 문제 ▲특사경 불법도살장 단속 등을 사례로 언급하며 공직자들이 분명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지사는 "(방침을 정해도)자꾸 얘기를 하는 건 하면 될 거라고 믿는 거 아니냐. 한번 정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애매하게 표현하지 말라.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 어렵긴 한데 검토해 보겠다. 장기적으로 검토해보겠다. 함께 노력하겠다.' 이거 안 된다는 소리 아니냐. 그러지 말고 분명하게 진짜 검토할 여지가 있을 때만 검토한다고 말해야 한다. 여지를 남기는 것은 쓸데없는 기대를 갖게 하는 희망고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이 지사를 비롯해 경기도 행정 1·2부지사, 평화부지사, 실·국장 등 간부공무원 195명은 '갑질·성차별·성희롱 없는 공정한 직장 만들기 선언식'을 열고 공정한 직장 만들기에 동참하겠다는 선서와 서명을 했다.

이 지사는 "그냥 하면 되는 것이지만, 잘 안되니 이렇게라도 한 번 더 마음을 다잡아 보자는 것"이라며 "갑과 을은 있지만 '갑질'은 안 된다. 권위는 필요하지만 권위적이지는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도내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도정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그간 재판으로 뒤숭숭했던 공직사회 분위기를 휘어잡을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본인의 철학과 가치를 도정 공직자들이 실현하도록 더 많은 주문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