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간 노조활동가 출신답게 … 민원 들어오면 직접 현장으로

 

조양희(66·계산1·2·3동) 인천 계양구의원은 매일 아침 8시면 집을 나선다. 지난해 7월 계양구의원으로 처음 의정 활동을 시작한 뒤로 걸어서 구의회 청사까지 출근하는 게 하루의 시작이 됐다. 멀지 않은 거리지만 주민과 얘기하고, 보도블록 하나라도 더 살피다 보면 예상 시간을 초과하기 일쑤다.

지난 10일 구의회에서 만난 조 의원은 "민원이 들어오면 직접 현장에 나가서 사진 찍고 관계기관에 상황을 설명하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도 오전 7시 보훈단체 안보 견학 배웅에 이어 계산2동 새마을부녀회 바자회를 다녀오자마자 민원인과의 면담을 빠뜨리지 않았다.

▲노동운동 30년의 경험

조 의원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한국지엠에서 보냈다. 지난 1978년에 입사해 2013년 말 정년 퇴직했다. 단순한 직장 생활이 아니었다. 34년간 노조 활동에 몸을 던졌다. 80년대 초부터 노동운동에 뛰어든 조 의원은 "사무국장 두 번에 기획실장, 정책실장 등 위원장 빼고 거의 모든 직책을 맡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역사의 현장 한가운데 있었다. 그가 노조 사무국장을 지냈던 1990년대 후반은 IMF 외환위기에 이은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 닥치던 때였다. 앞날이 캄캄한 상황에서 정부, 민주노총과 소통 창구도 맡았다. 조 의원은 "대안을 만들어내야 했는데 위원장은 한 달 만에 구속되고 지도부를 이끌어가며 법이나 현실적 한계에 부딪혀 너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조 의원이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부터다. 노조 활동 과정에서 제도적 한계에 맞닥뜨리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로 변화를 이끌어보자는 생각을 가진 것이다. 그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계양구의원 선거에 나섰지만 낙선했고, 그 이후로도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며 "10여년에 걸친 준비가 지난해 열매를 맺은 셈"이라고 말했다.

▲현장 중시하는 '민원 해결사'

노조 활동가 출신답게 조 의원은 의정 활동에서 현장을 중시한다. 신호등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에 몸소 길거리로 나가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자료를 경찰서에 제출한 사례가 단적인 예다. 조 의원은 "당시 서류를 접수한 경찰이 보통 구의원은 전화로 민원을 제기하는데 직접 찾아온 건 처음 봤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계산시장에 조성된 27면 규모의 전용 주차장은 조 의원에게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전통시장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노력이 성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계산1·2·3동 현안으로 꼽히는 식자재마트 문제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계산시장 인근에 식자재마트가 들어선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시장 상인들 사이에 반발이 불거졌고, 계양구가 최근 허가를 두 차례 반려했지만 행정소송으로까지 번졌다.

조 의원은 "현행 법·제도상으로는 식자재마트 입점 자체를 막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경쟁력을 갖는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처음 선거를 준비했을 때 마음가짐처럼 주민 편에서 복지와 건강, 안전을 챙기며 주민 대변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글·사진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