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한 경제체질" 개선 계기

3일은 우리나라가 공식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들어선지 1년이 되는 날.

 지난해 12월3일 임창열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IMF의 긴급자금지원을 받기 위한 최종 협상을 끝내고 미셸 캉드쉬 IMF총재에게 의향서를 전달했다.

 그후 우리나라는 대외신인도가 끝없이 추락, 투자부적격등급으로 내려앉은 가운데 콜금리가 40%를 넘어서고 3년만기 회사채 금리도 25%를 웃도는 등 고금리에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말로만 듣던 신용경색이 찾아왔다.

 새정부는 외환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외채만기협상에 나서고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하는가 하면 경상수지 흑자를 늘려나가는데 주력, 작년말 거의 고갈상태였던 외환보유고가 5백억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금융기관과 기업의 부실을 떨어내고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한 금융·기업 구조개혁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5개 부실은행과 16개 종합금융사, 2개 증권사, 4개 생명보험회사 등이 문을 닫아 「금융기관은 망하지 않는다」는 신화는 여지없이 깨졌다.

 또 금융기관의 대규모 부실채권정리와 폐쇄 금융기관의 예금대지급을 위해 총 64조원의 재원이 조성돼 대대적인 금융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금융구조조정은 조흥, 충북, 강원 등 3개 부실은행 처리와 서울·제일은행 매각만을 남겨두고 일단락됐다.

 기업구조조정도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퇴출과 6∼64대 기업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통해 충실히 이행됐으며 IMF측이 강력히 요구했던 재벌구조조정은 미진하나마 하나 둘 결실을 맺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5대 재벌 구조조정을 연말까지 완료하겠다는 강력한 신념하에 빅딜(대규모 사업규모)을 통해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으며 난제였던 삼성자동차도 대우전자와의 빅딜이 성사단계에 이르러 결실을 앞두고 있다.

 이제 5대 그룹이 부실계열사 정리와 부채비율 200%를 맞추기 위한 자구계획이 담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주채권은행과 체결하면 기업구조조정도 사실상 해결되는 셈이다.

 우리는 IMF체제 1년동안의 쓰라린 경험을 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아 21세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요망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