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아래 사는 사람들] 3. 신체·정신적 고통 호소해도 … 대답없는 정부
[전투기 아래 사는 사람들] 3. 신체·정신적 고통 호소해도 … 대답없는 정부
  • 김현우
  • 승인 2019.0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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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시민 다수 소음 영향권
지속적 건강침해 … 의료지원 시급
수원시 2010년 '건강영향조사' 뿐
정부 차원 '조사·의견 제시' 없어

 

전투기 소음에 노출된 수원시와 화성시 주민들의 '건강침해' 논란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관계당국은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은 채 방관하고 있다.

인천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나 자료, 주민 증언 등을 종합해보면 이 지역 주민들은 신체 또는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의료지원 등의 방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리서치 조사결과 3면

3일 수원시 내부 자료 등을 보면, 시는 2010년 전투기 소음피해를 주장하는 군공항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조사는 170여명 주민을 대상으로 청력정밀검사·신경심리검사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검사는 시 의뢰를 받은 아주대학교 병원이 직접 했다.

이들 주민 대부분은 '난청' 등 질환을 의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처음으로 전투기 소음과 주민 건강의 연관성이 검증된 셈이다. 아쉽게도 시의 지원은 이 한차례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당국에 따르면 전투기 소음이 시작되는 영향권은 대게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권장 등에 따라 75웨클(WECPNL·항공기소음단위)부터로 설정하고 있다.

이정도 소음은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서 20여m 떨어진 사람이 체감하는 정도의 느낌이다. 국내 민간항공 피해 지역 및 주민을 지원하는 기준(공항소음방지법)도 75웨클로 시작한다.

80웨클 이상부터 '사회생활상 통상의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정도)를 넘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있다. 수원과 화성의 많은 주민들이 이 피해를 반복적으로 겪고 있는 셈이다.

서울대 환경소음진동연구센터는 2009년 수원 구운동 등 14개 동, 화성 화산동 등 5개 동에 75부터 90웨클까지 오가는 것으로 조사했다.

90~95웨클은 수원 5개 동, 화성 2개동이 포함됐다. '최악' 수준의 95웨클 이상에는 수원 5개 동, 화성 1개 동이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음이 예고 없이 들리면 듣는 대상이 놀라거나, 불안증세를 보이게 된다. 장기간 이 같은 환경에 노출될 시 청력 퇴화, 정신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아이들은 소음도에 따라 주의력 결핍 장애(ADHD), 학습장애 등 인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지난 2월 한국국방연구원은 '군사시설 주변지역 소음피해 실태 및 문제점' 등 연구 자료를 발간해 항공기 소음피해가 수면 방해, 청력 상실과 난청, 혈압 상승 등을 수반한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연구원은 또 수원과 광주, 대구 3개 지역은 인구가 밀집돼 소음피해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분석했다. 수원의 경우 같은 피해지역인 화성을 합치면 밀집도가 전국 상위권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 차원에서 군공항 지역 주민에 대한 건강조사를 실시한 적은 없다. 이와 관련한 어떤 의견도 내놓지 않았다. 피해를 기준한 법이 없다 게 주된 이유다.

수원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건강 서비스 지원 등에 나서기도 난감하다. 예산 문제는 둘째 치고 근거가 없다보니 중앙정부에게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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