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조합장 비방 우편물 발송 대의원 조사
기부행위·금품제공 혐의 후보자 등 고발

오는 13일 실시되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경기도내 일부 조합의 현직 조합장과 조합장 후보자가 고발되는 등 혼탁·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5일 해당 지역선거관리위원회 및 조합 등에 따르면 송탄농업협동조합의 한 대의원이 조합원들에게 현 조합장을 비방하는 우편을 발송해 선관위가 조사에 나섰다.

대의원 A씨는 지난달 5300여명에 이르는 조합원들에게 조합장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조합원님께 알려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우편물을 전달했다. 우편을 받은 일부 조합원이 평택시선관위에 이러한 내용을 지난달 22일쯤 신고하면서 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선관위는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A씨와 조합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이 글에 B조합장의 보복성 인사와 막말, 조합원 홀대정책 등 3가지 사항을 적시했다.

특히 최근 송탄농협이 이익을 분배하면서 조합원에게는 20만원의 마트상품권을 지급하는 반면 직원에게는 400%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조합원을 홀대하는 정책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A씨는 "조합장 선거에는 전혀 관여하지도 않고 있는 입장"이라며 "B조합장이 사업 예산 증액과 관련 지난해 대의원 총회에서 독선적으로 사업증액을 결정해 항의하고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내 송탄농협에 재직 중인 동생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줘 따지는 과정에서 막말까지 듣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관위에 나가 조사를 받고 충분한 소명을 했다"며 "이번 선거에 앞서 전체 조합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자 우편 발송을 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B조합장은 "현재 선관위에서 A씨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판단은 선관위에 맡기고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선거운동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이천시선관위가 C농협 조합장 후보자 D씨를 대다수 조합원에게 인쇄물을 발송한 혐의로, 같은달 21일에는 여주시선관위가 평소 친분이 있던 한 조합원에게 쌀과 물품을 제공한 혐의(기부행위)로 조합장 E씨를 수원지검 여주지청에 각각 고발했다.

또 지난 15일 포천지역 현직농협조합장 F씨가 의정부지검에, 파주지역 농협조합장 입후보예정자인 G씨 등 3명이 금품제공 혐의 등으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는 "여전히 '조합장 선거=돈 선거'라는 잘못된 인식이 남아 있다"며 "공정한 선거문화를 저해하는 중대한 선거범죄행위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위법사실이 있으면 신속하게 조사해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원석·최남춘 기자 wonsheok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