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 영종도에는 경찰서가 없다. 반경 30㎞ 안에 경찰서가 없어 경찰은 급증하는 치안 수요에 대처하기 어렵다. 국제공항이 있는 데다 새로운 아파트들이 들어서는 영종지역 주민 수는 현재 7만2000여명에 달한다. 중구 전체 12만1000여명의 60% 가량이다. 이 지역 주민 수는 2020년까지 폭발적으로 늘어 17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방에는 인구 3만여명의 군에도 경찰서가 존재한다. 그런데도 중부서 관할로만 영종지역 치안을 담당한다. 이러니 주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주민들이 각종 민원서류를 떼고 범죄 신고·피해 상황을 알리려면, 인천대교나 영종대교를 건너 멀리 떨어진 중부서까지 가야 한다. 주민들이 치안 서비스를 받으러 대중교통을 이용할라 치면, 족히 2시간 이상 걸린다.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이런 주민들의 고통을 감안해 경찰서를 신설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주 늦었다고 보지만,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그동안 주민들이 지역 정치권에 영종경찰서 설치를 꾸준히 요청해 왔는데, 이제서야 그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는 2019년 예산안에 신규 편성되는 영종경찰서 신설 예산을 심사 중이라고 한다. 경찰서 신축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176억원에 이른다. 이 참에 예산을 반드시 반영해 경찰서를 신설해야 함은 두 말할 나위 없겠다.

사실 국제공항이 있어 인파가 몰리는 곳에 경찰서가 없다는 점을 무엇으로 설명할까. 공항과 관련한 이들의 영종도 거주도 급증하고, 관광객 등 외부에서 오가는 이들도 숱한 판인데도 말이다. 특히 어린이, 여성, 노약자 등 이른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찾아보기 힘들다. 만일 영종지역에 강력 범죄가 발생했을 때, 적정 수준의 경찰력이 신속히 현장에 투입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실제로 영종지역 가용 경찰력은 지구대 2개, 파출소 1개뿐이다. '치안 공백'이 따로 없다. 경찰서 신설이 시급한 이유다.
영종지역 인구는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치안 수요가 그만큼 커진다는 얘기다. 주민들의 불안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영종경찰서 신설은 꼭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