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예술의전당 상주단체 예술무대산의 신작 공연 '견우와 직녀의 실 한 가닥'(이하 실 한 가닥)이 오는 23(금) 오후 7시30분~24(토) 오후 3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초연 무대를 갖는다.

'실 한 가닥'은 도시의 밤, 베틀에 발이 묶인 채 일만하는 직녀가 그녀의 눈물로 생명을 얻어 살아난 실 한 가닥과 함께 절대 권력자 옥황상제에게 대항하는 이야기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그 어느 때 보다 열심히 산다. 이번 작품은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만큼 우리가 행복해지고 있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매일 쏟아지는 기사에는 젊은 세대들이 결혼도 육아도 심지어 사랑도 포기하고 살고 있다는 걱정의 말들을 쏟아 내는걸 보면서 말이다. '사랑하며 살기도 부족한 인생', '사랑보다 위대하고 소중한 것은 없다'고 하지만 이야기 속 견우와 직녀는 타의에 의해서 사랑을 하지 못한다. 오늘날의 수많은 견우와 직녀처럼 슬프게도 그것을 스스로 포기한다.

지난해 의정부예술의전당과 함께 공동제작 한 거리 퍼포먼스 '견우직녀',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여 서울거리예술축제, 안양시민축제 등 타 지역에도 초청되는 등 평단과 관객의 호평과 주목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거리 퍼포먼스 '견우직녀'를 대극장 버전으로 재제작한 작품이 '실 한 가닥'이다. '실 한 가닥'은 7미터 대형 옥황상제 인형과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오브제, 실 한 가닥을 표현하는 발레리나, 생동감 넘치는 다이나믹한 라이브 연주로, 사랑조차 자신이 선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오늘날의 젊은 견우와 직녀를 위로하는 작품이다.

예술무대산이 가지는 독창적이고 섬세한 인형과 오브제, 그리고 현재 우리의 세태와 이야기로 펼쳐지는 아득하고 서정적인 감성의 무대가 늦가을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의 상주단체로 5년째 파트너쉽을 이어오고 있는 '예술무대산'은 인형이 가지는 무한한 가능성과 인형극적 문법을 발견해내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매체와 실험정신으로 새롭고 창의적인 무대와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의미를 비언어로 압축된 강한 비주얼로 표현하여 머리로 이해하는 연극을 넘어 가슴으로 느끼는 공연을 추구함으로써 다양한 세대의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다.

도시에 밤. 직녀는 베틀에 발이 묶인 채 옥황상제가 정해준 엄청난 양의 옷감을 짜느라 잠잘 틈도 없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일만 했다가, 일만 하다가, 일만 할 것이다.

이 모든 상황에 절망한 직녀는 고함치듯 항의하듯 눈물을 흘리는데...,

그 눈물을 맞은 실 한 가닥이 홀연히 살아난다. 직녀의 베틀에 걸려있던 실 한 가닥은 이제 멋대로 뛰고 춤추고 무엇으로든 모양을 바꾸기까지 한다. 직녀는 이런 실 한 가닥 덕분에 자신에게 무지막지한 일을 시키는 옥황상제의 궁으로까지 모험을 떠나고...,

"사랑하는 이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얻는 완벽한 행복의 작은 위안조차 허락 받지 못하는 오늘날의 수많은 견우와 직녀들은 무슨 잘못을 하고 누구의 노여움을 산 것일까? "

공연문의 및 예매는 의정부예술의전당 홈페이지 www.uac.or.kr 031)828-5841~2, 또는 인터파크티켓 www.interpark.com 1544-1555에서 가능하다.


/의정부=강상준 기자 sjkang1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