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인천국제디자인페어 '사회문제 해결' 주제 4개 코너로 구성
공예품·VR 섬관광 등 아이디어 '톡톡'

 

 

 

 

 


원도심, 일자리 문제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박람회가 열렸다. 예비·현직 디자이너들의 작품들과 함께 지역기관·업체들의 디자인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29일 '2018 인천국제디자인페어(INDEF)'가 개막했다. 이날 오후에 열린 개막식에는 박남춘 인천시장, 김광희 인천경제산업테크노파크 디자인지원팀장, 강도윤 인천디자인기업협회장, 정학성 인천산업디자인협회장 등 주최·주관사 관계자와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 시장과 협회장들은 무대에 올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이라는 이번 박람회 주제에 맞춰 지역 문제에 대해 되짚어보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올해로 INDEF는 13회를 맞았다. 특히 이번 주제는 사회참여적인 메시지다. 디자인이 아름다운 기능을 하는 것을 넘어 사회를 바꾸는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대표적으로 담아낸 프로그램은 시민 공모전이다. INDEF 운영본부는 지난 1일까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 공모&콘서트'를 진행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받았다. 본부에서 제시한 분야는 노인, 환경, 원도심, 청년 등이었다. 치매예방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디자인, 폐현수막 에코백, 길을 안내하는 서비스디자인 등이 예시로 제시됐지만 사실상 디자인과 관련된 모든 사회문제 자체를 공모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도윤 인천디자인기업협회장 겸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공모전 메인 슬로건은 당신의 사회문제를 찾는다는 말이었다. 디자인에 앞서 우리 주변의 사회 문제를 인식하는데서 출발했다"며 "전세계적으로 디자인이 하고 있는 여러 사회적 의미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기 위해 만들어진 공모전"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시민들이 내놓은 아이디어 가운데 1차로 7가지가 선정됐다. 이 아이디어들은 시제품 제작이 지원됐으며 주제관 한쪽 디자인콘서트 코너에 제품 설명과 시제품 등이 별도 전시되고 있다. 또 현장에서는 투표도 진행한다. 1일 오후 열리는 폐막식 행사에서 전문가 심사와 함께 최종 우수작을 선정하고 시상할 예정이다.

전시 구성을 통해서도 주제 의식을 담아냈다. 문제 해결 과정 4가지에 맞춘 인식, 소통, 공감, 행동 코너가 구성됐다. 문제를 '인식'하고 '소통'한 다음 '공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한다는 뜻이다.

각 관마다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걸렸다. 인식관에는 졸업을 앞둔 재학생과 신진디자이너(졸업생)들의 작품이 전시된 반면, 소통관에는 지역 내 디자인 관련 다양한 사업을 하는 기관과 협회 소속 지역업체들의 제품들이 선보여졌다. 한지이닥㈜, ㈜전통도깨비 등 전통공예제품을 만드는 사회적기업 2곳 역시 수제제품을 전시하며 체험 공간을 운영한다.

메인 전시실인 공감관에서는 가상현실(VR)존과 미디어월을 통해 주제의식을 표현했다. VR장치를 통해 관람객이 덕적도 지역을 돌아볼 수 있게 한 '섬관광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도시재생 솔루션을 제시하는 등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지역 디자이너들의 시각을 담아냈다. 별도로 행동 코너에는 야외광장에서 진행되는 청년버스킹 등이 있다.

전문가와 함께 주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포럼도 열린다. 오는 31일 오후 4시 열리는 INDEF 포럼에서는 케이시 현(Casey Hyun) 글로벌디자인 컨설턴트의 '변화하는 디자인 패러다임'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조영민 인하대학교 교수의 '인천에게 브랜드란? 전부!' 발표와 참석자들의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강도윤 인천디자인기업협회장은 "디자인으로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노력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인천시민들이 디자인이 주는 메시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놓치고 싶지 않은 인재들 … 인천서 꿈 펼치길"

김성환 INDEF 대외협력이사


"인천에서도 충분히 좋은 디자인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인천국제디자인페어(INDEF)는 지역 내에서 열리는 유일무이한 디자인 관련 행사다. 벌써 13년째 개최되고 있다. 주관사인 인천디자인기업협회와 인천산업디자인협회,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는 나흘간 열리는 행사를 위해 지난 5개월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이 가운데 지역에서 디자인업체를 운영하는 김성환 대표는 INDEF 대외협력이사를 맡아 개·폐막식 행사 등 홍보·기획 업무를 총괄 진행해왔다.

그는 올해 INDEF 주제에 대해 공익성을 강조하면서도 지역에 대한 고민 역시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기본적으로 이번 행사에 전문가·업계 관계자·학생들만 참여하기 보다 지역 주민들이 함께 디자인이 주는 메시지에 대해 고민해봤으면 했다"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이라는 주제에도 이런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박람회는 지역 디자인업계의 고민점에서 출발한 것이기도 하다"며 "좋은 가능성을 지닌 예비 디자이너 인력들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업계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충분히 디자인으로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이번 행사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역 내에서 시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덧붙였다. 김 이사는 "디자인의 기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업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INDEF와 같은 디자인 행사가 더 늘릴 필요가 있다. 특히 산업디자인, 광고디자인 등 세부 분야별 행사를 진행해 트렌드와 의미를 엿볼 수 있는 박람회를 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장애 뛰어넘을 디자인 계속 고민해왔죠"

'스마트시계 개발' 인천대 한규형


"디자인으로 사회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

30일 내년 졸업을 앞둔 인천대학교 디자인학부 소속 한규형씨는 이번 인천국제디자인페어(INDEF) 인식관에서 자신의 디자인 시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가 내놓은 디자인은 시각장애를 가진 이슬람 교인들을 위한 스마트시계다. 한씨는 이 디자인으로 세계 3대 디자인 상 '독일 IF어워드 2018' 종교 부문에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이슬람 교인들이 예배할 때 사우디아라비아에 위치한 성전 메카를 향해 절을 하는 교리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평소에는 시간을 알려주는 동시에 바깥 외곽에 있는 금색 띠를 통해 해가 떠 있는 위치를 알려준다. 또 필요할 때 측면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나침반 기능으로 바뀌어 메카의 방향을 알려준다.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한 달 간 금식하는 라마단 기간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씨는 "최근에 우리 사회에도 늘어나고 있는 이슬람 교인에 대해 들여다 보다 의문을 가지게 됐다. 직접 종교를 가진 친구들을 만나보니 다들 주변의 도움을 받는다고만 하더라. 스스로 장애를 뛰어넘을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부터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에 대해 고민하곤 했다. 지난해에도 소방차에 설치하는 가이드 드론으로 공모전에 입상하기도 했다"며 "좋은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좋은 디자인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인식을 넘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디자이너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