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카페·편의점 단순업무엔 사람대신 써
시간 구애없이 매장운영 가능해 도입 늘 듯
▲ 인천 송도에 운영되고 있는 무인카페 모습. 심야 시간대에는 자판기 2대를 통해 자율적으로 카페를 이용한다.

인천지역에서도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기계를 도입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인건비 절감이 목적인 만큼 앞으로 더 확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안역 앞에 있는 24시간 분식점에서는 점원과 손님의 대화가 거의 없다. 매장 내에 주문을 대신 받는 기계가 있기 때문이다. 가게에 들어온 손님이 버튼을 눌러 주문·결제를 하면 점원은 주문한 음식을 만들어 내놓으면 된다. 주인 방성수(48)씨는 장점이 훨씬 많다고 평했다.

그는 "기계 덕분에 점원 혼자서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대여비용을 간단히 계산해 한 달 50만원이면 사람 하나를 대신할 수 있다"며 "기계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손님들은 큰 불편 없이 가게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점원 대신 일하는 기계들이 늘고 있다. 가게 한 구석에서 키오스크와 자판기 등은 주문을 받고 결제를 하는 등 단순한 업무를 한다. 이전까지 푸드코트, 대학교 내 카페 등 일부 공간에서만 보이던 이 기계들은 점차 우리 생활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대형마트가 대표적이다.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롯데마트, 이마트 모두 셀프계산대를 도입했다. 이 계산대에서는 말 그대로 손님이 직접 상품 바코드를 인식해 카드로 계산하면 된다. 롯데마트의 경우 인천 계양점 1곳에 10대가 설치돼있으며 경기도에는 경기양평점, 광교점, 구리점, 김포한강점, 마켓D 수원점, 수원점, 양평점 등 8곳에 셀프계산대 6~10대씩이 도입된 상태다.

관계자는 "기계친화적인 젊은 고객들이 주로 쓰다 점차 모든 연령대의 고객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서초점만 봐도 전체 이용객 가운데 무인계산대 사용하는 비율이 41%로 늘어난 상황"이라며 "대기하지 않고 빠르게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브랜드들은 자동판매기와 셀프계산대 등을 활용한 무인 매장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사람이 없는 이마트24의 경우 현재 서울 등 몇몇 지역에 무인 직영점을 두고 있다. 입구에서 결제할 수 있는 후불카드를 찍고 들어간 후 물품을 골라 직접 계산대에서 찍고 나오는 방식이다.

무인 점포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송도에 사는 박경아(26)씨는 야간에 운영하는 카페를 찾다 우연히 커낼워크에 위치한 24시간 무인카페에 들어갔다. 이곳 한쪽 벽면에는 맥주, 음료, 간단한 스낵류를 뽑을 수 있는 일반 자판기와 6가지 종류의 캡슐커피를 내려먹는 자판기가 설치됐다.

그는 "밤 시간에만 사람 없이 운영되는 카페였다. 종종 새벽 시간에 카페를 방문하곤 한다. 야밤에 집 밖에 나가서도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기계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는 '일자리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 등의 발전으로 향후 5년간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는 분석을 내놨다. 일하는 로봇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김창희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경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인건비 절감이다. 특히 주문을 받는 등의 간단한 업무에 기계를 도입하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인 선택으로 봐야 한다"며 "때문에 자판기 등을 비롯한 일하는 로봇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논의는 당연하지만, 기술 혁신을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