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년 뒤에도 든든한 장애우 기업 목표"

"10년 후에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 친구들과 일할 수 있는 든든한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상록 비알인포텍 대표는 정보통신기술 사업장에서의 경험과 발달장애를 가진 조카에 대한 고민 끝에 기업을 만들고,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사회적 기업의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6일 만난 오 대표는 기업가의 모습과 사회복지사의 모습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직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친구처럼 대하는 모습에서는 그의 포근한 성품이 드러났다.

그는 비알인포텍을 만들게 된 것은 조카에 대한 고민에서부터였다고 설명했다.

"발달장애가 있는 저의 셋째 조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떻게 사회생활을 할지, 어떤 삶을 살게 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고민해소를 위해 방문한 장애인복지관 및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학교에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 친구들을 위해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어렵고 힘들지만, 어느 무엇보다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협업하는 일을 만들고 싶었다."
사업초기에는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가 규칙이 깨져 폭발하는 모습을 보고 '아 내가 좀 더 알아야 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더 공부하게 됐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회사직원들도 하나둘씩 자격증을 취득해 장애인들을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인의 고민과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된 기업은 장애인이 경제활동의 주체라는 인식개선과 장애인 가족의 삶의 질 개선, 사회생활을 통한 사회성 확립, 취약계층 문제 해결 등으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장애인들을 위주로 고용했으나 이제는 한부모가정, 탈북자, 고령자, 결혼 이민자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고용했다. 그러다 사회적기업에 대해 알고, 지원에 이끌려 신청을 했다."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취약계층 고용과 교육 이수 등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했지만, 비알인포텍은 이미 조건을 대부분 충족해 인증과정을 어렵지 않게 통과했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에 대한 것은 그에게 어렵게 다가왔다.

"사회적 기업과 관련한 교육을 받으면서, 항상 '너는 왜 사회적 기업을 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초반 1년 정도는 정말 어떤 답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때부터 사회적 가치에 대해 고민을 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어요. 불용컴퓨터를 수집해 정비하고 업그레이드해 필요한 곳에 나눠주는 것은 우리가 찾은 일이었다. 때로는 컴퓨터를 정비하는 일이 CCTV를 생산하는 것보다 더 많아지기도 하지만 기쁜 마음에 하고 있다."

비알인포텍이 자리를 잡으면서 그는 또 다른 사회적 공헌을 시도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어우리를 만들 것이다.

"비알인포텍은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라 장애인들에게 최저임금 이상을 임금으로 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어느 정도의 생산성은 확보해야 하는데, 발달장애인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작업에 익숙해지도록 교육하고 훈련하는 어우리를 만들었다. 어우리에서 교육받은 장애인들은 나중에 비알인포텍에서 고용할 예정이다"

'10년 후에도 망하지 않는 것'이 기업의 목표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도 장애인과 함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을 꿈꾼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장애인을 비장애인보다 일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고용하지 않는다. 장애인들은 '기회조차 없다'고 말한다. 많은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독립할 '기회'를 주고, 장애인들이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하고 싶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