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인하대병원 공동주최 공개강좌

잘못된 교육탓 보다는 유전적인 장애
일생동안 지속…약물·행동치료 병행

 산만하고 주의집중을 못하는 아이들을 흔히 보게 된다. 그러나 아이들은 원래 활동적이기 때문에 병적인 증상은 어디부터인지를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말하는 병적인 산만한 증상을 가지는 아동들의 정확한 병명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이하 ADHD)라는 다소 긴 이름을 가지고 있다. 또한 증상에 따라서 주의력 결핍이 주증상인 형, 과잉행동이 주증상인 형, 두가지 증상이 같이 있는 형 등으로 나뉘게 된다.
 이러한 ADHD는 상당히 흔한 장애로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4~6%가 ADHD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슷하리라고 추정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ADHD는 아동기 때만 있는 장애가 아니라 반 이상의 아동에서 일생동안 지속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ADHD가 있는 아동들은 일생동안 자신의 문제되는 증상과 행동으로 고통을 받게 되며, 취업이나 결혼 등 사회적인 관계에서 큰 영향을 받게 된다.
 ADHD의 진단을 내리게 되는 핵심적인 증상들은 다음과 같다. 주의산만(과제를 수행하는데 지속적으로 집중을 하기가 어려움), 충동적인 행동(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기가 힘들고 만족이 어려움), 과잉행동(지나치게 많은 행동). 이런 증상들이 만 7세 이전에 시작돼, 최소한 6개월 이상 지속돼야 하고 아동의 생활에 전반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또한 진단의 핵심은 이런 증상이 학교나 가정 혹은 직장 등 여러 상황 중 2개 이상에서 나타나야 하며, 아동이 정말 장애를 느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아동들은 사소한 실수를 자주 하게 되며, 과제를 수행하는데 집중력을 유지할 수 없으며, 중요한 일들을 자주 잊는다. 또 안절부절하지 못하며, 말이 지나치게 많고, 높은 곳에 자주 올라가며, 자신의 차례를 끝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증상들을 보인다. 그러나 ADHD 증상은 아동마다 차이가 많으며, 약 30%의 ADHD 아동은 과잉행동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
 ADHD를 가진 부모들 중 많은 수가 아동의 양육이 잘못되어서 이런 증상이 생긴 것으로 생각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으나 이것은 전적으로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또 학교에서 잘못된 교육, 지나친 TV 시청,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 과자나 설탕 과다 섭취 등도 잘못 알려진 원인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인 경향이 많이 있고, 뇌의 특정 부위에서 신경전달물질의 활동에 장애가 생겨서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치료는 현재까지는 장애가 있는 뇌를 정상화시켜주는 약물치료가 우선적이다. methylphenidate 등의 자극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새로운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행동치료나 인지치료 등도 일부의 ADHD아동에게서 효과를 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렇게 ADHD는 흔하고 거의 평생동안 아동과 그 가족에게 고통을 주는 장애지만 사회적인 인식은 매우 미미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같이 ADHD를 장애로 규정하고 법으로 이러한 아동들과 가족들을 보호하고 혜택을 주어야 할 것이다.
〈이정섭·인하대병원 정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