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세이버 '스마트 플러그' 연결만으로 전기 관리
미로 'IoT 가습기' 통신 지원돼 전원예약까지 가능

"어제 오후 6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SK 야구 경기는요~"
세상 모든 것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우리의 일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예로 대표적인 IoT 스마트홈 제품 인공지능(AI)스피커는 오늘 중요한 뉴스를 정리해 알려주고 이용자의 일정과 약속을 상기시켜주거나, 때로는 배달을 대신 시켜주기도 하는 식이다.

관건은 범용성이다. 아직은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인만큼 표준이라는 틀이 없다. 이에 선점하기 위한 전자·통신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각자 자신만의 이름을 내세운 플랫폼과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예로 삼성전자는 자체 AI '빅스비'로, LG전자는 '씽큐'로, LG유플러스는 '앳홈'으로 IoT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 가운데 약진 중인 인천 지역 업체들이 있다. 각자만의 IoT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홈을 만들기 위한 소형가전 제품을 내놓고 있다. 우리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이러한 제품들을 일부 소개해본다.

▲이지세이버 '똑똑한 에너지 잠금' 스마트플러그

15일 인천시 계양구에 위치한 ㈜이지세이버는 2009년 설립된 에너지IoT 업체다. 그동안 '에너지 관리' 제품에 주력해왔으며 최근에는 헬스케어 제품을 생산 중이다. 이들 제품 중 가장 유명한 건 '스마트플러그'다.

말 그대로 220v 콘센트와 가전 사이에 꽂는 '플러그' 제품이다. 작은 소켓이지만 연결만 하면 전기 자체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원격조종으로 전원을 차단할 수 있으며, 타이머를 설정해 시간에 맞춰 끄고 켤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무더운 열대야에 선풍기에 스마트 플러그를 연결한 뒤 예약 기능을 쓰면 한 시간마다 껐다 켤 수 있다.

소켓 하나로 가전제품의 에너지 사용량을 측정하고 제어·모니터링에 통신 기능까지 가능하지만, 사용법은 매우 간단하다. 어떤 가전이든 꽂아서 연결한 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연동하면 된다. 앱을 통해서 실시간 확인·관리가 가능하다. 다만 와이파이가 늘 작동돼야 하는 만큼 통신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 오류 알림이 줄줄이 뜰 수 있다.

이 제품은 지난 2016년 LG유플러스에 공급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SK텔레콤 제품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통신사들은 자사의 AI스피커에 연결해서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이를 활용하면 집안에서 음성으로 전원을 관리할 수 있다. IoT 기술로 스마트홈을 만드는데 필수 장치로 활용되는 셈이다.

㈜이지세이버는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점차 사업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침대에 설치해 이용자의 수면 습관을 측정하고 정확한 수면 정보를 제공하는 '슬립잇(Sleep it)', 일반 콘센트로도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게 해주는 '전기자동차 충전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이지세이버 관계자는 "모든 제품에 스마트 IoT 기능을 추가하거나 개발하기 어렵지만, 플러그 제품을 활용하면 스마트가전처럼 쓸 수 있다"며 "고 말했다.

▲미로 '똑똑함을 더한' IoT 가습기

인천시 연수구에 위치한 ㈜미로는 지난 2013년 서울 국제발명대전에서 은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설립한 지 1년 만에 창업대전 국무총리상과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16년에는 '인천시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가장 내세우는 제품은 일명 'IoT 가습기'다. LED 조명을 조절할 수 있는 디자인과 통 분리가 가능한 구조 등 기존 장점을 그대로 두되 통신 기능을 추가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전원을 관리하고, 물이 얼마나 부족한지 확인하고, LED 조명을 조절하며, 켜고 끄는 예약도 가능하다.

미로에는 업체가 자체 개발한 '미로티(MiroT)'라는 통신 칩셋이 들어간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두 가지 통신을 지원한다. 향후 여러 IoT 플랫폼과의 호환을 고려해서 만들었다. 지금은 LG유플러스 자체 앱을 통해서만 조절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앱을 통해서도 이용자 불편 없이 쓸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미로 관계자는 "해당 IoT 가습기는 출시 2년 만에 약 3만5000대 정도 팔렸다"며 "현재 LG나 삼성, 카카오 등 여러 IoT 플랫폼과의 호환을 위해 통신 기능 강화에 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