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고속도로 및 굴다리(인천시 남구 남촌동)가 엉터리로 만들어졌고 이 바람에 애꿎은 시민들만 교통사고로 생명을 잃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엉터리가 기술적으로 어려워서 불가피하게 빚어진 것이 아니고 인천시와 한국도로공사간에 업무협조가 잘 안된데다 집무태만까지 겹친 합작품이라고 하니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시의회는 시 건설국에 대한 행정감사에서 문제의 남촌굴다리공사가 얼마나 주먹구구로 이루어졌는가를 비판했다. 한편으로는 관계자들의 안일한 근무자세를 성토하기도 했다. 엉터리공사의 시정을 귀가 아프도록 들어왔는데 왜 또 다시 거론되어야 하는지 그 자체가 안타깝다. 엉터리공사의 1차적인 책임은 관계당국 특히 인천시에 있다. 시공무원들이 남촌굴다리 공사때 현장 확인조차 한차례도 하지 않은데다 좌표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기에 하는 말이다. 분위기로 보아 인천시의 책임론은 이번 만큼은 쉽게 피해갈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측에도 문제가 없었는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잘못이 드러났는데도 자기 주장만 펴고 계속 고집하는 것도 문제다

 보도에 의하면 인천시는 지난 94년 7월 서해안고속도로 준공때 설치한 남촌로의 교대와 교각이 도시계획 도로선과 어긋나게 설치된 사실을 96년 남촌로 개설공사때 뒤늦게 확인하고 도로공사에 교량철거 이전통보를 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공사측은 시의 요구에 서해안고속도로가 이미 개통돼 운행중에 있어 남촌굴다리 이전은 불가능하니 인천시가 도시계획 도로선을 변경하라고 통보했다. 한마디로 시의 이전통보를 묵살해 버린 것이다.

 시정요구에는 귀를 막아버리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대응하다 보면 지방정부와 도로공사간에 갈등이 노출되기 쉽지만 그 보다는 그에 따른 피해가 시민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서로 책임전가에만 급급할게 아니라 업무협조를 통해 잘못을 시정해 나가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정교하고 미래지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