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 유수지 오염문제가 거론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엊그제 보도된 본보 기사(환경노동위 국감자료)를 보면 이 문제가 결코 `강건너 불""이 아님을 새삼 느끼게 된다. 전국 광역시중 환경오염과 생태계 훼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게 인천의 실정이니 말이다.
 최근 한국화학시험연구소가 남동 유수지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하수종말처리장 방류수질기준인 20<&28118>보다 5배 많은 111<&28118>으로 나타났으며 이밖에도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101<&28118>, 부유물질(SS) 595<&28118>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시궁창이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된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유수지 관리의 일차적 책임을 맡고 있는 인천시가 속수무책으로 일관해 오다 수질을 악화시켜 놓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는 것은 환경관련 당국의 총체적인 관리능력 부족의 한 단면으로도 보인다. 오죽했으면 국회의원들이 지난 95년 이후 오염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도 관리기관인 인천시가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며 환경부가 직접 나서 개선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겠는가. 이제 남동공단 유수지는 종래방식으로는 도저히 관리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무엇보다도 오폐수가 쌓이고 있는데도 오염물질의 처리과정 없이 그대로 인근 바다로 방류되고 있다니 말이다. 환경파괴의 요인을 두루 안고 있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유수지가 죽으면 육지의 오염물질이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가 바다가 죽게 된다. 당장 주변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누적되면 생태계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게 뻔하다. 유수지를 새로운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유수지는 인근에서 흘러들어오는 오폐수를 바다에 들어가기 전 걸러주는 콩팥역할을 한다. 유수가 썩으면 바다의 고기들이 산란처를 잃어버리게 될 뿐 아니라 당장 2천7백여개 공단업체들의 생산활동에도 적지않은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많다. 시민과 업체들이 유수지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이상 악화되기 전에 유수지 살리기에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