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한둘씩 있는 나같은 주부들은 차없이 거리에 나서면 참으로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업고 걸리고 해서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이 내 개인 사정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세금 꼬박꼬박 내는 국민인데 최소한의 요구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울퉁불퉁한 인도 사정이다. 보도블럭이 여기저기 가라앉아있고 깨져있기 일쑤여서 유모차를 끌고다니면 바닥만 쳐다보고 다녀도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바퀴가 휙 돌아가 내려앉은 인도 구석에 처박히기도 하고, 두손에 힘껏 힘을 줘야 그나마 앞으로 나가곤 한다.
 다음은 버스정거장에 좀 앉아서 기다릴 수 있는 시설이 돼있으면 하는 것이다. 아이를 업거나 걸린데다 짐까지 있으면 너무 힘이 든데 버스 기다리는 동안이라도 앉을 수 있는 시설이 돼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몇몇 곳은 의자같은 것이 설치돼 있기도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은 지붕 정도만 설치돼있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문제는 매연이다. 이것은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누구에게나 위험한 일이긴 한데, 특히 어린아이들에게는 더 치명적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버스를 기다리며 서있는 동안 아이들은 시커먼 매연을 내뿜으며 달리는 차들로 인해 자주 눈이 따갑다고 하기도 하고 코가 간지럽다며 재채기를 하곤 한다. 집에 돌아와 씻기면 비눗물은 항상 시커멓다.
 국민은 국민대로, 행정관서는 관서대로 참 지키고 해야 할 일이 많은 땐데 잘 안되고 있으니….〈오정희·의정부시 가능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