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재개발 가로주택정비] 살맛나는 우리 집으로 '낡은 주택의 변신'
[소규모재개발 가로주택정비] 살맛나는 우리 집으로 '낡은 주택의 변신'
  • 김은희
  • 승인 2018.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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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원도심 활성화 대안 떠올라
서울 다성이즈빌 재건축 성공적

저층 주거지 정비에 적합한 방식

지방 공기업 참여 선도적 역할을

소규모 단위로 주민들이 추진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인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낮은 사업성으로 아직까지 지역 내에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공적자금이 마중물로 필요한 반면, 공공성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거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소규모 재건축사업 '가로주택'

5일 전국에서 유일하게 완성된 가로주택재정비사업 공동주택은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다성이즈빌' 아파트다. 한강변 남쪽에 위치해있지만 사업 추진하는 2015년만 해도 30년이 다 되가는 낡은 빌라였다.

66세대 규모의 '동도연립빌라'에 살던 주민들은 3년 전 '조합인가'를 신청하며 사업에 첫발을 들여놨다. 이후 2년 만에 착공이 완료돼 지하주차장이 있는 지상 7층 규모의 96세대 아파트로 재탄생했다.

김정태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장은 "주차장과 엘리베이터 등 기본 공공시설이 확충되며 주민 모두 살기 좋은 환경이 됐다"며 "특히 노인들이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가로주택은 도로를 끼고 있는 소규모 저층 노후주택을 재정비하기 위한 일명 '미니재건축' 사업이다.

일반적인 재건축과 달리 절차가 간략하고 적은 규모로도 할 수 있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업은 2012년 개정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명문화되며 가시화 됐다.

기본 조건으로는 부지면적 1만㎡ 미만, 단독주택 기준 10가구·다세대주택 20세대 이상, 오래된 주택이 전체 3분의 2가 넘을 경우에만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다. 때문에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꼽힌다.

윤혜영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낙후된 건물이 많으면서 재개발 해제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어려운 인천 저층주거지 정비에 적합한 방식"이라며 "주민들이 직접 의견을 모아 재건축을 하는 만큼 기존 패러다임을 바꾸는 방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관건은 '수익성', 추진 자체가 어렵다

국토교통부 건축물생애이력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30년이 넘은 주거용건축물은 209만1231동이다. 이는 전체 거주용건물의 45%로 절반에 달한다.

특히 인천의 경우 옹진과 강화군이 각각 26.1%와 24.1%, 대표적인 원도심 미추홀구 21% 가량이 1988년 이전에 지어진 낡은 건축물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인천 내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진행률은 높지 않다.

7월말 현재 미추홀구와 남동구, 서구 3개 구에서 총 8건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모두 조합설립 후 '건축심의'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

건축심의 준비단계는 기초단체 건축위원회에서 건축물 높이나 층수, 용적률 등 사업을 들여다보기 전, 계획을 세우는 초기 단계다. 이 직전인 주민 수렴 단계도 3군데 가량이다.

자율주택정비나 소규모재건축 등 다른 조건의 유사 사업들 역시 추진하는 곳이 없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체로 참여한 가로주택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시범지구인 미추홀구 석정마을(숭의1)과 남동구 만수1지구를 포함해, 미추홀구 용현1·2, 숭의2 지구 등 5군데 재정비 추진 중이지만 순조롭게 진행돼도 내년 초에서나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가로주택정비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데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해 수익성이 낮아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가로주택사업을 추진 중인 LH 관계자는 "공공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수익에 대한 내부 고민이 깊다"며 "현행법상 서울은 7층, 국토부 시행령상 15층으로 권장되나, 향후 용적률·면적이 더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적자금으로 '마중물' 역할할 수 있게 제도적 정비 필요

이에 따라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LH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국가공기업과 서울도시주택공사(SH), 인천도시공사 등 지방공기업이 사업을 진행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합과 공동 사업자로 참여해 선도적 사업을 이끌어 인근 지역 재건축을 유도하도록 하고 해당 자치단체가 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도심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인천시도 소규모재정비 사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지난해 LH를 설득해 두 개의 가로주택 시범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원도심에서 속출하는 빈집재정비에도 가로주택재정비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6월 빈집 실태조사를 완료한 미추홀구 관계자는 "빈집이 몰려있는 재개발 해제 구역을 중심으로, 공공이 주도적으로 시행하는 소규모재정비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환용 가천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기존 시공사들이 재건축을 하지 못한 것은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라며 "사업이 까다로운 지역에서 사업체 입장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만큼 공공성에 기반한 사업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가로주택 등 소규모재정비사업에 투기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행정기관의 적극적 개입도 있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기노채 하우징쿱 초대 이사장은 "도시재생을 위해 공적자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오히려 땅값이 높아지는 투기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주거복지 등 기존 취지 실현을 위해서는 '주거약자'가 최우선이 되는 제도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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