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100명 중 6명만 20·30대 '20대 2명뿐'
"매번 투표율 낮은 층이라 주요타깃 못삼아"
6·13 지방선거가 막바지에 이를 때까지 유독 인천에선 생기나 활력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젊은 후보도 젊은 공약도 가뭄인 탓이다. 지방선거가 역사적으로 중장년층 기성세대 전유물이었다고는 해도, 올해 다른 지역 분위기는 다르다.

서울이나 부산 등에선 생활 정치를 꿈꾸는 20대, 30대 인물들이 대거 선거판으로 뛰어들었다. 사회적인 경력을 많이 쌓았거나 안정된 경제력을 갖춘 40대 이상 정치 지향적인 인물들이 차지하던 예전과는 다른 기류인 것이다. 인천만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모양새다.

▲후보 100명 중 6명 20·30대, "젊은 피 없다"

이번 지방선거 인천지역 구청장, 시의원, 군·구의원 선거에 나선 후보 311명 가운데 20·30대는 모두 20명이다. 100명 중 6.4명 꼴이다. 군·구청장 34명 후보에선 1969년생 49세가 가장 어린 나이다. 시의원에 도전장을 내민 76명에서 20대는 없고, 30대 4명뿐이다.

수십만 인구 규모 자치단체장이나 몇 자리 없는 시의회는 아무래도 기성 정치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쳐도, '골목 정치'인 기초의회 선거마저 새바람이 뜸한 건 인천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인천 군의원, 구의원 후보 201명에서 20·30대 후보는 16명으로 8.0% 정도다. 경쟁 도시 부산 40대 미만 후보 비율은 15.8%(전체 후보 322명, 20·30대 후보 51명), 서울은 11.3%(전체 후보 716명, 20·30대 후보 81명)다. 이어 대전 10.7%(전체 후보 103명, 20·30대 후보 11명), 광주 9.3%(전체 후보 118명, 20·30대 후보 11명)다.

▲톡톡 튀는 공약, 청년 후보 강점

"국제도시 송도인으로 외국인 친구 한 명 이상 만들기 프로젝트", "구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팝업 공간' 조성을 통한 창업기회 제공"

외국인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는 연수구 가선거구 조민경(더불어민주당) 후보, '팝업 공간 조성'은 서구 마선거구 정인갑(더불어민주당) 후보 공약이다. 조민경 후보는 1992년생 25세, 정인갑 후보는 1988년생, 29세다. 인천지역 지방선거에서 20대 후보는 이 둘뿐이다.

인천 최연소 출마자인 조민경 후보가 내 놓은 공약들을 보면 "GTX 조기착공 촉구",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처럼 새롭지 않은 내용 사이에서 "외국인 친구 만들기"나 "송도 내 13개 국제기구와 연계한 학생체험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같은 신선한 공약이 눈에 띈다.

"지방자치 세대교체"를 내세우는 정인갑 후보는 자신도 "학자금 대출을 걱정하던 알바생"이었다며 청년 세대 고충을 이해한다고 피력한다. 원도심과 신도심이 공존하는 서구에서 청년 창업, 전통시장을 활성화해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청년 유권자 표 행사해야

20·30대 후보자들 공약을 전반적으로 볼 때 '청년' 공략을 위한 공약이 생각보다 절대적이지는 않았다. 거대 정당 공천을 거쳐 나온 후보들은 소속 당 이념을 큰 뿌리로 하고 독특한 공약 몇 개를 껴 넣은 수준이다.

한 주요 정당 관계자는 "매번 투표율이 저조한 청년층에게만 타깃을 맞추는 건 지역에선 아직 도박"이라고 말했다. 비싼 학자금, 취업난 등 청년 스스로를 위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선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