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저마다 남다른 재능을 갖고 태어난다.

더욱이 그 재능이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경기도는 2013년부터 재능기부를 통해 디자인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도내 4개 대학 디자인전공 교수와 학생, 자원봉사자가 이 사업에 참여한다.

사업은 크게 영세기업 디자인 개발 지원과 사회복지시설 환경개선으로 나뉜다.

먼저 영세기업 디자인 개발 지원 사업은 시설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질이 우수함에도 판매 부진을 겪는다는 점에 착안, 포장디자인을 개선해 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영세기업은 노인, 장애인, 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규모가 작고 재정상태가 열악한 제조, 판매시설로 2017년 6월 기준 경기도에는 150여 개소가 있다.

여기에 더해 도내 50개소의 정보화 마을에서 생산하는 특산품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에 의미를 두는 것은 생산품의 질을 높여 이익이 발생하면 생산자인 저소득층이 혜택을 누린다는 점이다.

매년 설문조사를 해 보면 평균 19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는데, 포장디자인을 바꿔서 얻은 효과다.

이렇게 지원한 곳이 벌써 184개소이고, 가치평가 금액도 22억4000만원에 달한다.

사업의 또 다른 축인 사회복지시설 환경개선은 기업의 현물 참여와 자원봉사자의 재능기부로 이뤄진다.

현물은 페인트 제조사인 노루페인트와 가구 브랜드 두닷에서 제공하고 있다.

제공된 페인트를 이용해 사회복지시설의 담장이나 건물을 도색하고, 미리 배송된 반제품 상태의 가구를 현장에서 조립해 준다.

물론 도색이나 조립은 자원봉사자의 몫이다.

환경개선이나 가구 지원을 받은 복지시설의 만족도 역시 매우 높은 편인데, 이는 경기복지재단의 협조가 있어 가능했다.

재단은 노인, 장애인, 자활센터 등 사회복지시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현장 소통에 강하다.

디자인 나눔 프로젝트는 공공디자인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공공기관의 역할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하는 사업이다.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는 것은 공공디자인이 추구해야 할 지향점이기도 하다.

지난해 어느 날인가 싶다.

바닥에 엎드려 공부하는 초등학생 장애인을 위해 작은 책상 하나를 마련해 준 적이 있다.

그 아이는 봉사를 마치고 떠나는 자원봉사자에게 감사의 뜻으로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그 자리를 떠나야 하는 차의 뒤편에서 또다시 인사했다.

룸미러 안에 아이의 모습이 작아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말이다.

어쩌면 지금도 눈에 선한 그 모습 때문에 아직도 이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