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홍콩에서 열린 칼스버그컵대회를 시작으로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지 7개월이 채 안됐지만 한국 축구의 숙원을 풀어 줄 2002 월드컵대회는 어느덧 300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감독이 자신의 색깔을 내는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3년이 걸린다는 것이 축구인들의 견해로 볼 때 히딩크 감독은 300일 안에 이같은 성과를 올려야 하는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
 7개월 남짓한 기간 대표팀은 카메룬과의 친선경기를 비롯해 4개의 국제대회에 참가, 6승2무3패라는 성적표를 남겼다. 3패는 모두 유럽팀이다.
 결국 유럽 공포증에서 헤어나야 16강 진출의 희망을 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유럽 강팀과 끊임없이 맞붙어 자신감을 쌓고 이들을 이길 수 있는 전술·전략을 하루 속히 세우는 일이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를 위해 오는 6일 유럽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평균 1달에 1번꼴로 대표팀간 경기를 치른다는 계획으로 빡빡한 일정을 잡아놓고 유럽 공포증을 벗어나겠다는 각오다.
 대표팀이 월드컵 개막전까지 치를 A매치는 16~18차례. 우선 6일부터 실시하는 유럽 전지훈련에서는 동구권의 강호 체코와 맞붙게 되며 11월에는 포르투갈과 독일, 12월에는 미국과의 경기 스케줄이 잡혀있다.
 그러나 이같은 축구협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축구계에서는 히딩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아직까지 베스트 멤버와 전술을 확정하지 못했고 또한 스리백이냐 포백을 오가는 수비라인 구성에 대한 논쟁도 계속되고 있는 점이다.
 이에 대해 히딩크 감독은 “수비 포메이션은 상대 전술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수비수를 3명 세우냐 4명 세우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선수는 실전 경험이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경기를 뛰지 않는 선수는 기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결국 한국 축구의 숙원인 월드컵 16강 진출은 다양한 실험을 고집하는 히딩크가 얼마남지 않은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나게 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