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말라" 대북기조 천명
한국 경제발전·동맹 강조
북한 인권 등 직설적 비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4년만에 국회 연설을 통해 북한은 총제적인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국회 연설에서 "현 정부는 과거 미국 정부와 완전히 다르다"며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또 우리를 시험하지도 말라"고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4년 만에 한국 국회를 방문해 미국 정부의 확고한 대북정책 기조를 재천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변명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힘의 시대"라면서도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대화의 조건으로는 탄도미사일 개발을 멈추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총체적 비핵화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제재와 압박을 병행해야 한다'는 대북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의 약 3분의 1을 한미동맹의 굳건함과 한국의 정치·경제적 발전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고, 나머지 3분의 2가량은 북한 인권 비판 등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로 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직설화법이나 국내에서 우려가 제기됐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특히, 북한을 직설적으로 비판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찬사에 가까운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시 두 한국의 1인당 GDP는 거의 동일했지만, 오늘날 한국 경제는 북한 대비 40배 이상에 달한다"며 "굉장히 잘하고 계신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번영의 상징으로 63빌딩과 롯데월드타워를 꼽았고, 세계 4대 여자 골프선수들이 모두 한국 출신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서울에는 63빌딩이나 롯데타워와 같은 멋진 건축물이 하늘을 수놓고 있다"면서 "한국은 이제 테러에 맞서면서 전 세계가 겪는 문제 해결에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US오픈 여자골프대회는 뉴저지에 있는 트럼프 코스에서 열렸는데 한국 여성 골퍼인 박성현이 여기서 승리했다"며 "10위권 안에 8명이 모두 한국 선수였다"고 말한 뒤 연설을 잠시 끊고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는 또,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도 언급, "한국이 몇 달 후면 23차 동계올림픽이라는 멋진 행사를 개최하게 되는데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박2일 일정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경기 평택시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K-55)를 통해 다음 순방지인 중국을 향해 출발했다.

/조태현 기자 chot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