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가처분신청 기각·찬반 공방 가열 … 전당원 투표 첫날 12.45% 참여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국민의당의 전(全)당원투표가 27일 시작되면서 찬반 양측은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안철수 대표 측은 통합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 아래 통합 당위성을 설파하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과 당원들이 양당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全)당원 투표를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하지만 전당원투표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는 반대파는 보이콧운동을 더욱 거세게 전개하며 안 대표 측과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투표율은 12.45%로, 선거인단 25만5786명 중 3만184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찬성측은 투표가 30일까지 진행되는만큼 예상보다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고 자평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안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나흘간 최종 투표율은 10∼15%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10%만 넘겨도 유의미한 결과"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향후 합당 과정에서 반대파의 원심력을 차단하고 갈등 봉합이 쉬워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찬성파 원외 지역위원장들을 비롯한 조직력을 동원, 투표 독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 대표도 연일 TV·라디오 등 매체에 직접 나서고 있으며, 이날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통합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안 대표는 "오늘 당의 운명을 결정할 투표를 시작한다"며 "이번 투표에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맞서 호남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반대파 측에서는 투표 강행에 대한 절차적 문제 제기를 이어가며 안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혈액형이 다르고 정체성이 다른 빚더미 소수정당(바른정당)과 통합해야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불필요한 고집은 국민과 당원들을 실망시킨다"고 안 대표를 몰아세웠다. 그는 '말없이 돌아와요. 사랑하고 있어요'라는 가수 남진의 노랫말을 인용하면서 안 대표가 '회군'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중립파'로 분류되는 박주선 국회부의장도 라디오에 출연해 "찬반 양쪽이 격렬한 운동을 하면 당은 사실상 쪼개지고 갈라져 분당 상태에 들어간다"며 "투표를 거부해 투표가 성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갈등을 봉합하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통합 국면에서 갈등 조정 등 일정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손학규 상임고문은 이날 당내 초선의원들과 만찬회동을 하고 당의 진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조태현 기자 chot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