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같이 못할 분 있어도 가겠다"
호남중진 "당대표로 해선 안 될 망언"
바른정당 분당 사태를 계기로 촉발된 국민의당의 내부 갈등이 격화될 조짐이다.

그간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를 주도해 온 안철수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호남 중진들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독일·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안 대표가 내부 비판을 정면돌파하며 '마이웨이'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양측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조배숙·주승용·유성엽·장병완·황주홍 등 호남 중진의원은 7일 오전 여의도 조찬회동에서 최근 안 대표의 발언들을 두고 비판했다. 유성엽 의원은 이 자리에서 "사과는 커녕 '내 길을 갈테니 나가라'는것은 당 대표로서는 해서는 안될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전날 자신이 안 대표 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해 안 대표가 "그 정도면 그런 정당에 계신 것이 무척 불편할 것"이라고 받아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안철수 리더십'을 향한 당내 회의적인 시각도 분출하고 있다.

이상돈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 대표와 최고위원회의의 리더십은 상당히 추락했다"며 "이미 심정적으로는 (당이) 쪼개졌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론 논의와 관련해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했던 동교동계 원로들도 9일 낮 정대철 상임고문의 주도로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당내 비판론이 비등하는 상황에서도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안 대표는 이날 귀국에 앞서 "모든 투덜거림에 답할 필요는 없다"며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돌파력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지방선거를 제대로 잘 치르라고 두 달 전 (당대표로) 뽑아준 당원들에게 제대로 응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안 대표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정면돌파 의지를 보임에 따라 향후 당의 진로를 두고 내부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태현 기자 chot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