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人災"" 였다
주먹구구式 수해대책…호우피해 커져

 15일 새벽 200여㎜의 집중호우로 인천지역에서 4명이 사망하고 2천여세대의 가옥이 침수된 이번 사태는 천재가 아닌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인재였다.
 특히 인천시 등 관계당국은 장마철을 앞두고 매년 철저한 재난상황 대책을 마련했다고 자료를 내고 있으나 이번 피해중 일부가 관의 공사현장에서 발생, 공무원들의 미온적 대책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시와 일선 구·군이 15일 오후까지 피해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있어 재해대책본부 운영 방식도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14일 오후 10시부터 15일 오전 5시 사이에 내린 평균 220㎜의 비로 인해 감전사 4명을 비롯, 주택침수 1천9백53세대, 이재민 180세대 449명이 발생했다.
 이중 남동구 간석4동과 남구 주안6동 등 간석역 주변에서 300세대 이상의 주택과 수십동의 상가에 빗물이 차자 주민들은 철도청이 간석역 구간 철로 확장공사 과정에서 하수구 일부를 폐쇄,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안6동 K연립 김모씨(72) 등은 “간석역 남·북광장 일대 지대가 낮은데도 철도청이 2~3년 전 철로확장 공사를 하며 역사 주변 하수구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빗물이 1m 이상 고여 주민들이 큰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남동구 간석1동 극동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옹벽 위에 조성중인 중앙공원 공사현장에서 토사와 빗물이 쏟아져 내려 2동 앞 주차장에 세워두었던 구모씨(57) 소유의 콩코드 등 차량 20대여대가 파손됐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지난 5월 공원조성 공사가 시작된 후 반상회를 열고 시측에 수해대책 마련을 요구했음에도 이를 무시, 사고가 일어났다”며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원조성 부서는 “문제의 구간은 종합건설본부가 도로를 신설해야 함에도 예산부족으로 착공을 미뤄 빗물이 고이게 됐다”고 해명, 시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옹벽 붕괴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이날 남구 도화3동 운봉공고 옹벽이 무너져 주택 2채를 덮치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도 관의 주의만 있었으면 예방이 가능했던 인재중 하나다.
 또 서구 원당동 329의 2 거승철강 옆 하천에서는 3~4일 전 한 전기업체가 전봇대를 교채하면서 뽑아낸 전봇대를 다리 아래 수로에 보관, 전봇대가 빗물을 막으면서 인근 농가가 수천만원의 비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농민 임모씨(46·계양구 용종동)는 방치된 전봇대에 떠내려온 수초와 각종 쓰레기 등이 걸리면서 물길을 막아 1천2백여평의 상추하우스로 물길이 역류, 농사를 망쳤다고 주장했다.
 이번 비로 주안역 일대가 침수되면서 15일 오전 6시부터 12시까지 부평에서 용산으로 운행되는 직통열차가 결행, 상당수 승객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김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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