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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에서 세계 최초로 한국어 강의를 시작한지 12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러시아 최대 현대미술관인 에라르타미술관에서 11월12일까지 한달간 <수행의 길: 한국의 단색화>전시회가 열린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경기도미술관이 공동주최한 이번 전시는 권영우, 김기린, 김창열, 신성희, 윤형근, 이우환, 정창섭, 하종현 등 한국의 단색화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노상균, 문범, 이강소 등의 포스트 단색화 작품들까지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단색화'를 주제로 했다.

지난 12일 열린 개막식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교수 및 학생들과 에라르타미술관 연간회원,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재 외교 사절 등 150여명의 관람객들이 참석해 한국의 현대미술 작품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1970년대 초, 한국의 현대 미술가들은 회화에 대한 진지한 실험에 천착했다. 그들은 단순히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라는 전통적인 예술관에서 벗어나 '왜 그려야 하는가?', '회화란 무엇인가?', '한국의 정신적 특질을 무엇인가?' 등과 같은 근원적인 문제들에 대해 묻고 또 물었다. 이러한 과정 중에 진정한 한국 현대미술이 등장하는데, 이것이 바로 '단색화'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 윤금진 교류이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한국학 교육 120주년을 맞는 뜻깊은 계기에 이번 전시를 개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활발한 문화예술분야의 교류가 이어지는 한러 관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미술관 최은주 관장은 "전시에 참여한 11명의 작가들은 40년 이상 한국적 색과 정신, 그리고 삶이라는 주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해왔다"면서 "이번 전시가 러시아에 한국의 대표 작품을 소개하고 참여작가들이 걸어온 세월을 보여주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