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와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1일 인천 경인아라뱃길 아라타워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열고 인천시 현안과 관련한 대화를 가졌다. 물론 이 총리의 인천방문은 지역 순방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우리는 총리와 유 시장 간의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다. 이낙연 총리는 호남지역에 근거한 야당에서 뼈가 굵은 정치인이다. 야당 소속 단체장의 위치를 어느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날의 만남에서 유 시장은 10대 현안 해결을 이 총리에게 건의했다. 모두가 해묵고 때로는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없이는 해결이 난망한 것들이다. 그리고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개정까지 자연스레 거론됐다고 한다. 물론 이 총리는 "잘 검토해보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기대를 접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유 시장은 또 김부겸 행정자치부장관에 이어 강경화 외교부장관과도 만나며 정치적 행보의 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모처럼 중앙정치 무대에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그동안 인천시장의 입장은 다소 애매했다. 새정부 출범 이후 야당 소속 단체장이라는 한계를 빗대, 많은 논란이 이어졌다.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자 추진했던 여야정협의체 구성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문제제기로 겉돌았다. 시민단체까지 포함한 여야민정협의체 또한 논란이 되기 일쑤였다. 이런 상황 속에 유 시장은 이제 새롭게 중앙정치권을 상대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유정복 개인에게가 아닌 인천시장에게 주문하고 싶다.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권에서의 활동을 넓혀나갈 것을.

인천시장은 철저하게 시민들에게 초점을 맞추면 된다. 그동안 지역에서 불거졌던 논란은 야당이 여당 되고 여당이 야당되는 변화의 어수선쯤으로 바라보면 이해못할 것도 아니다. 문제는 인천시민과 시민들의 이해, 그리고 시민들의 평가다. 인천시장은 여야를 가리지말고 지역 현안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것을 놓고 여야를 따지고 구분짓는 시선과 의식이 잘못된 것이지, 당색을 막론하고 일을 하려는 의지와 시도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당적을 초월한 정치인이 없었던 결과가 바로 오늘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무엇이 중한지' 판단은 오로지 정치인 스스로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