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개장 힘들듯 … 수심 깊게 하려 퍼낸 흙의 양 제대로 파악 못해
▲ 12일 연수구 송도동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 공사장에서 준설토가 대형 관을 통해 쏟아지면서 매립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 조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인천신항 증심 준설토 이용 배후단지 매립 계획은 계산 착오로 매립토 부족 사태를 불러왔고, 그간 쉬쉬하며 감췄던 관계 기관은 대책 조차 마땅치 않아 3년 후 배후단지 개장 꿈은 물건너 갔다.

12일 연수구 송도동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 공사장, 바다로부터 이어진 관에서 쉴새없이 준설토가 쏟아지며 배후단지 매립이 한창이다.
<관련기사 3면>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는 외부에서 매립토가 반입되지 않는다. 14m의 인천신항 항로를 16m로 증심하며 발생한 준설토가 매립에 쓰인다. 인천신항 증설 준설토 투기장이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이다.

지난 2015년부터 조성된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는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 3년 안에 매립 종료와 상·하수도, 전기·통신 등 인프라시설 설치, 상부에 복합물류단지까지 계획돼 있다.

인천신항 증심 공사는 80% 이상 공정을 마쳤다. 그만큼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도 매립 공사가 막판 속도를 내야 한다. 그런데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 공사장에 반 이상 바닷물이 차 있다. 올해 안 배후단지 매립 종료는 불가능하다.

아직도 바닷물에 배후단지가 잠긴 이유는 무얼까. 인천신항 증심 공사와 같은 속도로 진행돼야 할 배후단지 매립이 실패한 문제, 신항 증심 준설토로 신항 1단계 배후단지 매립을 끝내겠다는 정부 계획 말이다.

매립이 늦어지면, 2020년 배후단지 개장은 물건너가고 그에 따른 각종 정부 계획은 거짓말이 된다.

인천신항 활성화의 전진기지인 배후단지를 통해 1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한 인천의 청사진도 백지화가 불가피하다.

그동안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IPA)는 신항 1단계 배후단지 매립 준설토 부족 사태에 쉬쉬했다. 오는 5월 신항 증심 공사가 끝나지만 신항 1단계 배후단지 공사가 한창인 근거를 요구하고 나서야 "신항 증심 준설토로 1단계 배후단지 매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준설토가 부족해 공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항 1단계 배후단지 매립 준설토 부족량은 천문학적이다. 단순 계산 착오라고 이해할 수 없는 막대한 준설토가 부족하다.

인천해수청에 따르면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 매립에 필요한 준설토는 약 1800만㎥, 신항 증심에서 발생한 준설토는 1250만㎥에 불과하다. 해수청은 "준설토의 자연 팽창분을 준용하면 매립 준설토 부족분은 약 300만㎥이다"고 밝혔다.

부족한 매립 준설토 공급 방안은 마땅치 않다. 인천해수청이 연간 발생하는 약 50만~60만㎥의 인천항로 유지 준설토를 이용해 신항 1단계 배후단지 매립에 전량 쓰여도 매립 공정은 5~6년이 더 필요하다. 신항 1단계 배후단지 완전 개장은 빨라야 2022년이다. 그만큼 수백억원의 공사비가 더 요구되지만, 아직도 인천해수청과 IPA는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항 1단계 배후단지 늑장 개장은 신항 활성화에 가장 큰 적이다. 지금도 신항은 물동량 처리방법이 마땅치 않아, 컨테이너 차량으로 30분 소요되는 인천남항을 이용하거나 인천이 아닌 외곽에서 물량을 해소한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준설토가 부족하지만 배후단지를 구역별로 차근차근 개장하면 된다. 정부 계획은 수정하면 되는 만큼 배후단지 완전 개장 연기는 큰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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