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준설토 1800㎥ 소요…부족량 '300㎥' 달해
해수청·IPA '발등의 불'…암암리 대책 마련 고심
"계획 바꾸면 된다" 신항 경제적 악영향 나몰라라
"배후단지가 없는 항만은 순망치한(脣亡齒寒) 입니다. 절름발이 인천신항에 배후단지 조성조차 늦어질 경우 신항 활성화는 물거품이 됩니다."

인천의 뿌리인 '인천항', 미래 활로를 찾아 연수구 송도동 11공구에 조성한 인천신항과 뒤늦게 배후단지 조성이 한창이다. 그런데 신항 1단계 배후단지 조성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정부의 신항 증심 공사에서 발생한 준설토로 신항 1단계 배후단지를 매립할 수 있다는 발표는 거짓말이 됐다.

신항 증심공사는 80% 이상 마쳤다. 배후단지 매립도 같은 속도로 진행돼야 하지만 매립은 고작 50% 미만이다. 이마저도 확실하지 않다.

▲신항 1단계 배후단지 매립재 부족사태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 매립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IPA)가 쉬쉬하며 '1단계 부족 매립재 확보방안' 마련에 나섰다. 부족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당초 신항 1단계 배후단지 매립에 약 1800만㎥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고, 인천신항 14m에서 16m 증심을 통해 발생하는 준설토로 충분하다며 제3차 항만기본계획, 2030인천항종합발전계획, 제2차 항만배후단지 개발계획에 "2020년까지 신항 1단계 배후단지를 마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신항 증심에 발생한 준설토는 고작 1250만㎥에 불과하고, 250㎥의 자연 증감을 더해도 매립 부족량은 300만㎥에 달한다.

인천해수청은 "준설토가 부족한 사실을 언제 알게 됐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며 "구두상으로 IPA와 부족 준설토를 인천항 유지 준설토로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간 인천항 유지 준설토는 약 50만~60㎥에 불과한만큼 신항 1단계 배후단지 완전 개장은 빨라야 2022년이나 가능하다.

▲매립 지연 … 그래도 배후단지 분양 강행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는 편의상 1구역 64만㎡, 2구역 93만4000㎡, 3구역 55만㎡로 나눠졌다. 구역 구분은 행정 편의상 이뤄진 것일뿐 신항 1단계 배후단지는 2020년 완전 개장을 목표로 한다. 해양수산부는 2015년 3월 인천신항 배후단지 1단계 2구역을 민간개발 사업지역으로 정하고, 사업자 공모에 나섰다.

해수부는 "항만 배후단지가 경제적 파급효과와 신규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며 "고부가가치 항만배후단지 조성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민간개발·분양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때는 신항 1단계 배후단지 조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신항 1단계 배후단지는 준설토 부족 사태로 완전 개장 시기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다행히 해수부의 신항 1단계 2구역 민간개발에 단 1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만일 민간개발자가 공모에 참여했으면 늦어진 배후단지 조성에 손해배상 등을 요구할 게 뻔하다.

▲정부 '쉬쉬'에 인천만 '뒤통수'
인천시는 인천해수청과 IPA로부터 신항 1단계 배후단지 조성 사업에 대해 "신항 1-1단계 컨부두가 순차적으로 개장함에 따른 항만경쟁력 강화와 안정적인 물동량 처리를 위한 항만배후단지 적기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받았다.

"부족한 복합물류단지 해소 및 국내외 물류기업 유치를 통한 경제 활성화로 항만자력 성장을 도모한다"는 게 인천해수청과 IPA 설명이다. 하지만 신항 1단계 배후단지 준설토 부족으로 완전 개장 연장 사태는 전해 듣질 못했다. 시 관계자는 "2020년에 신항 1단계 배후단지 조성이 끝난다"며 "구역으로 나눠진 걸 매립의 근거로 삼는 것은 해수청과 IPA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지금도 신항 배후단지가 없어 신항 물동량은 30분 거리의 남항과 타 지역에서 재가공된다.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컨 물동량이 신항에 올 가능성은 없다. 이후 사태는 불보듯 뻔하다.

그래도 인천해수청과 IPA는 느긋하다. "정부 계획에 차질을 빚었지만 수정하면 된다"는 입장. 인천에 미칠 경제적 악영향은 개념치 않고 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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