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그림책 작가 꿈' 이뤘어요"
인천콘텐츠랩 무료강의 수강 … 출판사와 계약맺고 등단

지난해 인천콘텐츠코리아랩(인천콘텐츠랩)에서 그림책 작가 두 명을 배출했다. 그 중 한 명은 '너희 집은 어디니?'의 김성은(37·사진) 작가다.

김 작가는 대학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웹디자이너로 오래 일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책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아주 오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꿈은 마음속에 간직한 가운데 어느 날 친구로부터 '그림책 작가 양성과정'에 대해 듣게 됐다. 인천콘텐츠랩이라는 곳에서 그림책 강의가 있는데 무료로 진행된다고. 같은 강사의 수업을 듣기 위해 서울에서는 6개월에 200만 원 수준의 비싼 강의료를 내야 한다.

인천콘텐츠코리아랩은 문화체육관광부의 2014년 제2차 콘텐츠산업진흥계획에 따라 문화융성 지원을 위한 중장기 국책사업으로, 인천시는 2013년 11월 전국 지자체 공모에서 선정돼 지역내 문화콘텐츠 창작을 지원하고 있다.

김 작가는 매주 2회씩, 두달 동안 인천을 정기적으로 찾게 됐다. 그전까지 서울에 사는 김성은 작가와 인천의 인연은 뮤지컬 관람을 위한 예술회관 방문 한번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제 그에게 인천은 '꿈을 이룬 도시'가 됐다.

'너희 집은 어디니?'는 배가 고픈 악어와 길 잃은 새가 만나 생기는 에피소드다. 새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기 집을 묘사하고, 악어는 당장이라도 새를 잡아먹을 것 같은 답변만 준다. 인천콘텐츠랩 강의를 통해 김성은 작가는 이같은 내용을 발전시켰고, 마침내 북극곰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작가로 등단하게 됐다.

김 작가는 "인천콘텐츠랩 수업들은 서울에서 하는 것들에 비해 뒤지는 것도 없고, 생각보다 인천에 문화적으로 좋은 공간이 많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다만 문화공간은 찾아주는 시민들도 있어야 함께 발전하는데 위치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우려도 있다.

"수업이 인기가 많아지면 유료가 될까봐 조금 걱정하고 있습니다(웃음)."

첫 작품이 세상에 나왔고, 앞으로 나올 작품들도 무궁무진하다. 김 작가의 목표는 '작지만 자신의 일을 성실히 하고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이 담긴 책을 만드는 것'이다. "도로에 선을 그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같이 각양각색 자기만의 소중함이 있는 숨어있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요. 인천을 통해 꿈을 이룬 만큼 기회가 된다면 인천에 대한 이야기도 써보고 싶습니다."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