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욱 목사 4개점 운영 … 10명 일자리 제공"
사회에 잘 정착하고 생활 할 수 있도록 지원"
"안녕하십네까, 어서 오십시어요."

수인선 인천논현역에 있는 사랑나눔 카페 '이음'에 들어서면 낯선 투의 인삿말이 들려온다. 북한이탈주민들이 바리스타로 있기 때문이다.

사랑나눔 카페 이음은 북한이탈주민, 이주여성, 외국인 노동자 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신영욱(64·사진) 예사랑선교회 목사가 운영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신 목사는 쉰살이 넘어 목사가 된 늦깎이 신자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다 늦은 나이에 신앙을 갖게 됐고,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일을 하고자 남동산단 외국인선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북한이탈주민들이 겪는 어려움도 들여다 보게 됐다.

"어느 날 외국인 신자를 따라 북한이탈주민 한 분이 오셨습니다. 이 분들은 우리와 생김새와 언어가 같지만,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이 너무 달라 외국인보다도 더 한국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하고 있었죠."
그렇게 2005년 북한이탈주민과 다문화이웃을 섬기는 예사랑선교회를 세우게 됐다. 카페 이음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2010년 12월 간석오거리에서 문을 열고, 인천에 북한이탈주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남동구 논현동에 자리잡기 위해 2013년 10월 지금의 인천논현역사로 이전, 2호점 소래포구점과 3호점 인천항만공사점 개점까지 카페 이음에는 신 목사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2년 전에는 말기까지 진행된 대장암이 발견돼 6개월을 선고받은 신 목사는 대장을 아예 제거하고, 간과 담낭까지 일부 잘라내야 했다.
독한 항암 치료를 이겨낸 신 목사는 지난해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 2월 아벨서점 옆 4호점 배다리점을 열었다. 현재는 4개점에서 1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 적자를 모면하지 못해 신 목사가 강연 등으로 벌어들인 수입으로 보전하고 있지만, 이것이 신 목사가 하나님을 섬기는 방식이다.

"김일성 주체사상을 세뇌받은 분들에게 신앙부터 강조하는 것은 이분들을 바른 신앙으로 인도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분들이 한국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실제로 먹고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첫 번째 지원이죠. 이후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면 이 분들이 남쪽에서 배운 기술로 고향에 있는 가족과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도록, 카페 이음은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되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글·사진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