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지하에는 혈맥 처럼 수도관이 매설되어 있다. 인체해부도의 붉은 거미줄 모양으로 굵고 가는 수도관들이다. 여기에는 수원지로 부터 원수를 끌어들이는 사람키를 넘는 직경의 초대형으로 부터 손가락 같은 일반 가정급수용까지 각각이다. 이것들은 평소 지하에 묻혀있음으로 해서 드러나지 않지만 지하철 공사장에서 보듯 파헤칠 때 복잡한 몰골을 나타내는데 그것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파열사고를 일으키기 때문에 매설지도를 보아가며 조심스럽게 다룬다.

 이들 수도관은 도시의 생명선이다. 혈관이 인체의 생명선인 것과 같다. 혈관이 끊어지면 생명이 위급하듯 수도관이 파열되면 당장 시민생활이 위협받는다. 이점은 텔레비전 뉴스시간에 비쳐주는 물난리의 현장중계에서도 볼 수 있다. 이같은 지중의 수도관이 파열되면 인근 주택가에서는 단수의 고통을 겪는다.

 수도관이 파열되는 것은 공사장의 사고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개가 노후 탓이다. 강력한 수압이 낡은 부분을 통과할때 지탱치 못할것은 당연하다. 멀쩡한 아스팔트 노면에서 홍수나듯 콸콸 솟는가 하면 맑은물이 퐁퐁 옹달샘솟듯 하는 것은 노후관으로 인해서이다. 이런 경우 침수의 불편뿐 아니라 시민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돌아간다. 결과적으로 누수량 만큼의 수돗물 요금도 시민의 몫이거니와 노후관을 통한 흙탕물의 오염은 큰 문제이다. 최근 크게 논란된바 있는 수돗물에서의 바이러스 검출의 원인도 될 수 있다.

 그런데 인천지역의 지중 수도관중 거의 절반이 시공 10년이 넘는 노후관이라는 보도이다. 즉 총 4천9백㎞중 40%에 이르는 1천9백96㎞이며 이중 20년이 넘는 것 만도 전체의 4%인 196㎞에 달하며 특히 가정 인입선의 36%가 당장 보수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중 인천시는 올해 1백억여원을 들여 135㎞ 등 향후 5년동안 6백85억원으로 777㎞를 교체하리라 한다.

 수돗물 값의 부담도 그렇거니와 노후관 교체의 예산은 막대하다. 시민이 내는 사용료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변질않는 항구적인 수도관은 불가능한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