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해냈구나.”

 결승선을 통과해 어린 자원봉사학생으로부터 식수를 건네받는 순간 2시간 동안 이를 악물고 달린 보람이 느껴졌다.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출발선을 통과해 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에 첫발을 디딜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번 대회의 목표로 삼은 1시간45분대의 기록달성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지난 98년부터 철인3종 경기 올림픽코스에 여러번 참가해온 내게는 하프 마라톤 코스가 특별히 부담되는 것은 아니었다.

 또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매주 3일씩 연수동 일대에서 12~16㎞를 달렸기 때문에 자신감에 차 있었다.

 경기가 열린 공항주변 도로는 특별히 경사진 곳이 없는 평탄한 코스였다.

 푸른 바다를 끼고 달리는 코스도 좋았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도 내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했다.

 그러나 기록을 의식해 너무 욕심을 낸 탓일까.

 10㎞ 반환점을 지날때 당초 내 계획보다 성적이 좋지 않아 페이스를 올리다보니 13㎞ 지점을 지나면서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조금씩 당기는 느낌을 받았다.

 얼른 보폭을 줄여 달렸지만 통증은 계속됐다.

 순간 경기를 계속해야 하는지 마음속에 갈등이 일었지만 대회에 나갈때마다 남편을 격려해주며 오늘도 5㎞ 부문에서 함께 뛰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니 끝까지 뛰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에서 바나나 몇개를 먹고 기운을 차린 뒤 통증을 참고 계속 달렸다.

 함께 참가한 150여명의 국세청 마라톤 동호회원들이 내 옆을 지나며 건네는 격려도 큰 힘이됐다.

 2시간 3분. 목표로 했던 기록에 비하면 너무 아쉬운 성적이지만 내 인내심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고 꾸준히 연습해 내년대회는 물론 제주도에서 열리는 철인3종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된 이번 대회였다.

 이번 대회는 인천에서 처음 열려 다소 걱정은 했지만 1회 대회치고는 훌륭한 행사였고 내년부터 풀코스 대회로 진행되는 만큼 더욱 기대가 된다.

〈신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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