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300만 시대를 연다-척박한 인천문화 이대로 좋은가]
인구 300만 시대, 인천엔 시립미술관이 없고, 국립문화시설도 아직 없다. 인천의 문화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인천문화의 가장 큰 문제는 도시규모에 비해 현저히 낮은 문화예산이다. 인천시 전체 예산에서 문화예술·문화재 예산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1.6%에 불과하다.
이는 광주(2.9%), 대전(2.8%), 부산(2.6%)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자 6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은 문화예산 비중이다.
올해 인천의 문화예산은 823억8209만 원으로, 전체 예산(8조1902억5882만 원)의 1.01%에 불과하다. <관련기사 3면>
문화교육 현실 역시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인천엔 그 흔한 예술대학이 없으며 그나마 대학 내 문화예술 관련학과 수는 20개로 부산(84개)의 4분의 1 수준이다.
교수 숫자 역시 69명으로 부산(495명), 광주(235명), 대전(199명)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러다보니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 역시 6대 광역시 중 가장 적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인천의 낮은 문화수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공동 진행한 '2014년 기준 지역문화 실태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27개 조사지표 중 하나인 '지역 문화진흥 종합계획 수립 유무' 항목을 보자. 조사 결과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지역 문화진흥을 위해 법정계획 외에 개별적 계획을 세운 기초단체는 한 곳도 없는 곳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지자체장들의 문화 마인드가 없다는 얘기다.
얼마 전 인천시가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누락돼 있어 문화 관계자들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문체부에서 지자체별 점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다른 분야 역시 인천은 중하위를 맴돌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각 지자체가 앞다퉈 세운 인천의 많은 문화시설들 역시 제 구실을 못 하긴 마찬가지다.
일부 문화회관에선 수준 높은 공연과 질 나은 전시 대신 만화영화나 행사 대관장소 정도로 활용되고 있다.
인천시가 의욕적으로 건설한 송도국제도시 '아트센터 인천' 역시 센터를 채울 콘텐츠나 운영방식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로드맵이 부족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인천문화는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가.
답은 지자체장의 마인드와 충분한 예산, 구성원들의 열정에 있다. 지자체장들이 '문화가 융성하면 경제가 번영한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이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는 투자 대비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분야가 아니다. 군불을 때듯 은은하게 불을 달구면 나중에 무쇠솥이 펄펄 끓어오르듯,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결실을 볼 수 있는 분야이며 이를 위해 다른 무엇보다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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