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만에 보스턴마라톤 월계관을 쓴 이봉주(31· 삼성전자)가 20일 오후 4시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개선했다.

 트랩에 미리 마중나온 어머니 공옥희 여사와 뜨겁게 포옹한 뒤 다소 상기된 얼굴로 출국장에 모습을 나타낸 이선수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하늘에서 지켜봐 준 덕에 우승한 것 같다 아낌없이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인천공항에 마중나온 수백명의 환영객들에게 귀국소감을 밝혔다.

 이선수는 이어 의전실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가진 뒤 4인용 의전차량에 몸을 실었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인천국제공항을 빠져나간 퍼레이드 행렬은 김포공항-인공폭포-여의도-마포대교-공덕동 로터리-충정로-서소문을 거쳐 시청 앞까지 58<&27842> 구간을 행진했고 도로에 늘어선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큰 박수로 `보스턴 영웅"을 환영했다.

 삼성전자 단복을 입은 이봉주는 시민들을 향해 힘차게 손을 흔들었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공 여사는 자랑스러운 아들의 손을 꼭 잡고 가끔씩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

 이봉주가 탄 1호 차량 뒤에는 오인환 코치가 장형옥 삼성전자 육상단 단장과 함께 몸을 실었고 이봉주의 가족과 애인 김미순씨 등을 태운 대형 버스가 뒤를 따랐다.

 오후 6시30분쯤부터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임시 행사장에서 시민 2천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간단한 환영행사가 열렸다.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봉주선수의 쾌거는 불굴의 투혼과 의지로 시드니올림픽에서의 부진을 씻고 이루어낸 인간승리로 한국의 위상을 높임과 동시에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한국 체육계는 제2, 제3의 이봉주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기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이봉주는 답사에서 “시드니올림픽에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했는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 고생하시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고건 서울시장은 이봉주에게 꽃다발과 순금으로 만든 `행운의 열쇠"를 전달했다.



 이봉주는 21일 청와대를 방문, 김대중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한 뒤 아버지의 49제를 지내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훈련에 돌입한다.

〈박준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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