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이면 온나라가 나무심기운동 열풍에 휩싸이는 곳이 한국이다. 식목일인 5일을 전후해 대통령부터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나무를 심고 가꾸는 모습이 신문과 TV화면을 메우곤 한다. 이번 식목일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에 와서 기념식수를 하고 돌아갔다.

 이처럼 나무심기운동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는 요즈음이지만 유독 인천시민은 그것이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진다. 시민 1인당 공원면적이 5.3㎡로 전국 하위권이라는 사실이야 10여년 전부터 지적되던 것인 만큼 그렇다 치더라도 도시공원위원회나 녹화위원회같은 기구를 설치한 서울과 대구 등 여타 대도시와 달리 도심 녹화사업을 전담할 기구가 아직까지 구성돼 있지 않다는 것은 도심녹화에 대한 인천시의 안일한 의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시민이 느끼고 있듯 인천시가 외부에 미치는 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삭막한 도시"라는 것이다. 거기에 다른 대도시들이 도시조경을 위해 체계적이면서도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한 종합적인 녹화사업을 꾸준히 전개해 오고 있는 데 반해 인천은 형식적이면서 단편적인 녹화행정을 펴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는 신도시개념의 대단위 아파트촌을 건설하는데 있어서도 분당이나 일산의 경우 공원 등 녹지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아파트를 지었지만 인천 연수지역의 경우 전지역이 빼곡히 아파트로만 채워진 데서도 잘 설명된다.



 아파트를 비롯한 인천의 집값이 수도권에서 제일 싼 이유도 공원 등 시민들의 휴식공간, 도시미관이 제일 떨어지는 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가톨릭환경연대 등 시민단체가 도시녹화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가칭)도시공원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삭막한 인천의 도시경관을 더이상 방관만 할 수 없다는 의식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번 식목일을 전후해 시는 물론 구· 군과 시민단체가 "푸른 인천"을 만들기 위한 각종 행사를 다채롭게 펴고 있다. 인천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그같은 행사들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기 위해서도 인천시는 도시공원화사업을 전담할 기구구성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