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경주 하면 길고 낮은 차체에 밖으로 노출된 두툼한 타이어가 달린 포뮬러경기용 자동차나 몇백㎞를 달리는 사막의 랠리경기를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일반차량을 가지고도 기본적인 튜닝작업만 거치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드래그레이스라는 이름의 자동차경주가 최근들어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물론 위험이 따르므로 경기장이라는 제한된 장소에서 소정의 교육과정을 마친 튜닝협회 회원에 한해서만 가능한 얘기다.

 드래그레이스란 차의 가속성을 겨루는 경기로 50여년전 미국에서 자동차의 순발력을 즐기는 속도광들 사이에서 생겨난 경기. 미국과 일본에 이어 국내에서도 1~2년 전부터 본격적인 마니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자동차 관련 레이스중 가장 짧은 400m이하의 거리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겨루는 이 경기는 그래서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종목으로 꼽힌다.

 이 구간을 통과하는 시간은 외국의 경우 5~6초. 물론 주로 시중에 나와 있는 일반차량만을 튜닝해 사용하는 국내 레이스의 경우 10초대의 기록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시속400㎞ 가량의 속도가 나오므로 골인 뒤 낙하산을 펴서 감속해야 할 뿐더러 경기를 한번 치른 후 엔진을 다시 손봐야할 정도로 가혹한 경기로 알려져 있다. 물론 경기의 승패는 대부분 스타트에서 좌우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기존 승용차에 쇼바와 라이닝, 타이어 등 기본부품만 튜닝해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

 특히 한국자동차튜닝협회(KATA)의 출범과 함께 각 지역의 지부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튜닝숍들이 모여들면서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인천지역도 지난 3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전국대회 출전을 위한 지역예선의 성격을 띠고 한국자동차튜닝협회 인천지부 드래그페스티벌이 치러질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인천지역 단위에서 주최한 최초의 자동차경주인 셈인 이날 대회에 출전한 차량은 눈발이 날리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4개 그룹 모두 79대.

 이들은 인천지역 회원사에 소속된 차량들로 대부분 국내 자동차회사에서 스포츠카로 내놓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모델들.

 그래선지 참가자의 대다수가 자신들을 거리의 난폭운전자나 야타족쯤으로 생각하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벗기 위해서라도 드래그레이스가 하루빨리 양성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자동차튜닝협회 인천지부를 맡고 있는 남민 지부장(37^탑에너지) 역시 “이런 뜻에서 회원들과 함께 자체대회를 마련하게 됐다”며 “물론 소수의 마니아들 사이에서 시작된 레이스지만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어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라고 밝히고 있다.

〈글^ 사진 이원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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