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후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개관을 못하고 있는 의정부 예술의 전당을 보고 실망과 허탈에 빠져있는 시민들은 이제 그 뒤처리를 어떻게 하는가를 주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중 상당수가 지역주민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투자사업을 벌이면서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해 온 지 오래다. 특히 총 공사비 5백13억원을 투입해서 만든 예술의 전당이 사전준비 부족으로 표류하고 있는 것이야 말로 낭비행정의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그 막대한 투자비를 공짜돈처럼 생각하고 개관차질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의정부시는 당초 전문경영인에 맡길 계획이었으나 희망자가 없어 의정부시 시설관리공단으로 하여금 이를 운영토록 하는등 처음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막상 개관을 한다해도 전문성이 매우 의심스럽다. 더구나 수익성이나 효율성을 보장할 길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미 우리가 여러번 강조했듯이 지자체의 투자사업은 이처럼 제도적 허점을 틈탄 무계획적인 밀어붙이기가 심화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금은 공공부문의 혁신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정부기관 등이 자기 혁신노력을 보이지 않은 채 민간기업에 대해서 효율성을 강요하는 것은 결코 옳지 못하다. 건물을 완공해도 공연준비를 위해서는 6개월 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관계자의 논리를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준공일이 잡혀 있다면 왜 거기에 맞춰 차질없이 개관하게끔 사전에 예상되는 여러 문제점들을 점검하고 타개해 나가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경제성장과 더불어 문화욕구가 급증하고 특히 지방문화환경이 열악한 현실을 고려할때 의정부시가 예술의 전당과 같은 문화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개관지연에 따른 예산낭비와 재정부실 문제가 심각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반업체가 이런 사업을 했더라면 이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민의 볼멘소리도 나오도 있다고 본다. 하루빨리 대책이 강구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