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연 다지음한글구성성명학회회장
▲ 예지연 다지음한글구성성명학회회장

나이가 든 분들이나 작가, 학자들이 사용하는 아호나 필명에 운명을 작용하는 기운이 적잖이 발현된다. 그러므로 그냥 뜻이 좋고 부르기 쉽다는 이유와 혹은 존경하는 스승님이나 다니는 교회의 목사나 스님이 지어줘서 사용하는 것은 그릇된 생각이다. 이름이야 어려서부터 불러오는 것이지만 아호나 필명은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 신분 상승이나 작품 활동에 의해 뒤늦게 짓게 된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말이 있다. 최선을 다한 후에 하늘의 뜻을 기다리라는 말이다. 때문에 어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끝없는 노력을 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막상 실행에 들어가면 얼마 가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자기와의 싸움에서 지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제일 무서운 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면에 있는 자기 마음이다. 세운 계획을 중도에서 포기하는 사람들을 사주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외부의 여건이 안 좋아서라기보다 흉운(凶運)인 운로에서 나약해진 자기 마음을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는 데서 기인된다.

어차피 타인의 입을 통해 불리워지는 모든 이름엔 파동의 힘이 담겨 있다. 아호나 필명에도 그러한 에너지가 작용되기 때문에 반드시 파동성명학적인 관점에서 지어야 한다. 특히 이름엔 그러한 소리에너지가 운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당사자와 부합되는 걸로 지어야 효과를 본다. 간혹 예명을 갖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자신의 이름이 마음 들지 않아 개명하고 싶어도 절차가 번거롭거나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에서 주로 예명으로 대신한다.

따라서 이름에서 발현되는 기운은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빠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찍 좋은 이름으로 불러주는 것이 좋다. 즉 어린 나무에 물과 거름을 적절히 사용해 가꿔주면 튼실한 재목이 되듯이 이름 또한 같은 이치다. 우리가 나무에 가위질을 하는 것은 그만큼 그 나무를 아끼는 마음 때문이다. 이름 역시도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하루라도 빨리 바꾸는 것이 성장과정에 유리하다.

필명이나 아호를 지을 때는 특히 그 직업에 맞는 이름으로 지어야 된다. 이유는 타고난 근본 원리 때문이다. 농부는 작업복을 입어야 편하고, 교수는 양복을, 운동선수는 츄리닝을 입어야 제대로 운동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아호나 필명도 당사자와 맞는 옷을 입어야 그에 상응하는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

인간이 살아나감에 있어 명예욕과 권세욕, 물질욕 등을 갖는 것은 결코 욕심이 아니다. 그런 욕구가 없다면 어찌 인간생활의 문명과 문화가 오늘날 같이 발달할 수 있겠는가. 좀 더 풍요롭게 살아보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문화 혜택을 누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문제는 그런 명예욕과 물질욕에 사로잡혀 그것이 목적이 되다보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는 것이고 그런 것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게 돼 선인(先人)들이 경계한 것뿐이다.

모든 만물은 크게 음과 양으로 구분한다. 따라서 강한 것이 있으면 약한 것이 있고, 뛰어난 것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있게 마련이다. 이것이 음양의 이치다. 이러한 음양의 진리는 모든 것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타고난 그릇이 작은데 반해 아호나 이름을 통해 기대 이상의 것을 바란다는 것은 이러한 음양의 이치에서 어긋난 욕심이다. 큰 나무에서 많은 잎과 큰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지만, 작은 나무에서 무성한 결실을 바라는 것 자체가 과욕이다. /예지연 다지음한글구성성명학회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