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출판·기획사 웨스트코㈜ 이사 인터뷰
▲ 김성환 이사

사진가 5명 합동 지역곳곳 앵글에 담아
市 제작 서적 '섬, 숨이 되다' 발간 지원


지난 2015년 10월30일 인천시는 '섬, 숨이 되다'를 발간했다. 인천의 168개 섬 중 15개 섬사람들의 숨소리를 담아낸 책이다. 제작·배포한 지 석 달만에 시민과 여행사, 호텔에서 찾는 사람이 많아 지금은 거의 동난 상태다.

김성환(50·사진)씨는 책의 가장 첫 장에 있는 교동도 사진을 담은 사람이다. 출판·기획사 웨스트코㈜의 이사이자 대학에서 사진 저널리즘을 가르치고, 직접 찍은 인천 사진만 100만장을 가진 '인천의 사진가'다.

"기록의 가치를 알기 때문에 사진을 찍었어요. 당장은 필요 없고 재미없는 사진일 수 있지만, 기록으로 남겨두면 언제 어디선가 쓰일 것 같아서요."

강원도 태백 출신의 그가 인천에 자리 잡은 것은 11년 전이다.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해 4학년 때 사진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일 때문에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며 인천에서 섬, 항구, 공항, 구도심, 신도심을 만났다. 인천은 그가 사진기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도시였다.

갯벌이었던 송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부터, 수인선 철도가 다니던 모습,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생생함까지 무작정 사진기에 담았다.

그가 가진 100만장의 사진을 뒷심 삼아 인천시에서 주관하는 섬 출판물 공모에 도전했고, 최종 선정됐다.

'섬, 숨이 되다'는 기획부터 출판까지 5개월 동안 김씨의 손을 거치고 5명의 지역 사진가들의 힘이 보태져 만들어진 결과다.

10년을 넘게 인천 구석구석 사진을 찍어 온 그에게도 이번 촬영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가장 힘든 것은 사람을 마음 여는 것이더군요. 염전이랑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꼭 담고 싶었는데, 가자마자 보기좋게 퇴짜 맞았어요. 그 다음에는 막걸리를 들고 찾아가고, 세 번째 찾아갔을 때 비로소 촬영 허락을 받아냈어요. 허락을 받아낸 날은 종일 염전만 찍었는데, 그럴 가치가 있더군요."

그의 작업실에 벽 두 면은 족히 필름 통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지난 17년간 찍은 사진들이 고스란히 보관돼있다.

개중에는 허허벌판 사진도 있고, 사람 사진도, '이건 왜 찍었지' 싶은 사진도 있다.

그는 기록사진을 찍는 것에 대해 "사진기자로 일할 때 오는 희열 같은 것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된장도 묵은 된장이 맛있지 않으냐"며 지그시 미소 지었다.

묵묵히 찍어낸 사진 100만장이 모여 인천을 기록하고 있었다.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