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하면 허만 칸은 컴퓨터의 발전으로 인간의 입장이 미묘해 질런지도 모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80년대초 한 좌담회에서 였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내는 컴퓨터인 만큼 오히려 그 이상의 일도 할 수 있게 될 때 말이다. 컴퓨터가 스스로 사고하고 그것들 끼리 모여 사람들 처럼 대화할 수 있을지도 모를 때 인간은 컴퓨터에 대항하여 권리수호 캠페인을 전개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과연 그의 언급은 적중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컴퓨터 만능의 오늘날 우리 가정에 컴퓨터 한 대 없는 집이 없을 만큼 보급되어 있다. 50년대 처음 등장하던 때 방 하나를 차지하던 컴퓨터가 지금은 타자기 만한 크기로 작아지고 그 보다도 작은 것들이 사무나 조립 그리고 작동 등 사람의 일을 대신 해준다.
컴퓨터가 우리나라에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67년이었다. 그해 경제기획원이 인구조사 처리를 위해 도입한 것이 효시였다. 그때의 3대가 1975년에는 90대 1975년이후 연간 40%의 증가율을 보이더니 1980년말 522대로 늘어났었다. 당시의 국가별 보급현황은 인구 1백만명당 미국이 268대 서독 836대 일본 171대 우리는 겨우 13.6대였다. 그 때 우리의 신문보도 제목은 "안방서 정보접수시대 곧 열릴듯"이었다.
그러나 지금 컴퓨터 기기의 수명은 5년을 넘기기가 힘들다. 따라서 가전품의 폐품 처럼 처리에 곤란을 겪는다. 여기저기 그 형해가 쌓여 볼썽 사납다. 물론 그것을 가져다 수리하여 요긴하게 재활용하기도 한다. 부평구에서 지난해에 이어 폐품을 수거 수리하여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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