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독일의 수학자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가 이런 말을 했다. "기계를 사용하면 누구에게라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계산을 하느라 우수한 사람들이 노예 처럼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컴퓨터라고 하는 기계에 매달려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 하긴 사람의 손가락이 컴퓨터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말도 있다.

 그런가하면 허만 칸은 컴퓨터의 발전으로 인간의 입장이 미묘해 질런지도 모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80년대초 한 좌담회에서 였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내는 컴퓨터인 만큼 오히려 그 이상의 일도 할 수 있게 될 때 말이다. 컴퓨터가 스스로 사고하고 그것들 끼리 모여 사람들 처럼 대화할 수 있을지도 모를 때 인간은 컴퓨터에 대항하여 권리수호 캠페인을 전개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과연 그의 언급은 적중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컴퓨터 만능의 오늘날 우리 가정에 컴퓨터 한 대 없는 집이 없을 만큼 보급되어 있다. 50년대 처음 등장하던 때 방 하나를 차지하던 컴퓨터가 지금은 타자기 만한 크기로 작아지고 그 보다도 작은 것들이 사무나 조립 그리고 작동 등 사람의 일을 대신 해준다.

 컴퓨터가 우리나라에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67년이었다. 그해 경제기획원이 인구조사 처리를 위해 도입한 것이 효시였다. 그때의 3대가 1975년에는 90대 1975년이후 연간 40%의 증가율을 보이더니 1980년말 522대로 늘어났었다. 당시의 국가별 보급현황은 인구 1백만명당 미국이 268대 서독 836대 일본 171대 우리는 겨우 13.6대였다. 그 때 우리의 신문보도 제목은 "안방서 정보접수시대 곧 열릴듯"이었다.

 그러나 지금 컴퓨터 기기의 수명은 5년을 넘기기가 힘들다. 따라서 가전품의 폐품 처럼 처리에 곤란을 겪는다. 여기저기 그 형해가 쌓여 볼썽 사납다. 물론 그것을 가져다 수리하여 요긴하게 재활용하기도 한다. 부평구에서 지난해에 이어 폐품을 수거 수리하여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