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축구대표팀이 국제대회에 참가해 시험 운항을 마쳤다.

 홍콩 칼스버그컵대회(1월24~27일)와 두바이 4개국축구대회(2월8~14일)를 치르며 거둔 성적은 2승(승부차기승 포함)1무2패.

 짧은 기간의 성적으로 모든 평가를 내릴 수 없지만 한국축구는 가능성과 문제점을 모두 보여 주며 새로운 방향으로의 전환점을 찾는 계기가 됐다.

 히딩크는 경기를 통해 4-4-2 포메이션이라는 기본틀을 확정하며 과거 한국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 왔다.

 히딩크호의 가장 큰 성과는 안전 위주의 한국축구를 "스피드 위주의 공격축구"라는 세계축구 흐름에 일단 편입시킨 것.

 히딩크의 지도 아래 스위퍼 시스템의 수비가 "일자(一字) 포백시스템"으로 바뀌며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많아졌고 최전방 공격수에 종적 개념을 도입, 처진 스트라이커가 자리 잡았다.

 외형적인 변화뿐 아니라 내부적인 변화도 눈에 뛴다.

 히딩크는 경기마다 주전과 후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포지션에 기용했고 이는 선수들간의 주전 경쟁을 촉발시켜 역대 어느 대표팀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훈련열기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히딩크 축구가 뿌리를 내리기에는 아직까지 많은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한국은 1개월간의 5경기에서 모두 8골을 넣고 8골을 잃었다.

 특히 8실점이라는 기록은 한국의 수비 문제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홍명보를 제외한 포백라인 심재원과 김태영은 상대의 측면 1대1 돌파에 속수무책이었고 수비수의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문전에서 번번이 상대 공격수를 놓치며 실점했다.

 히딩크 축구의 핵심인 "더블 보란티(포르투갈어로 자동차의 운전대)" 이영표와 박지성의 활약도 기대에 못미쳤다.

 공수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은 중앙 미드필더 이영표와 박지성은 상대가 압박해 들어오면 패스할 곳을 찾지 못했고 이는 최전방 공격수 김도훈과 유상철의 공격력을 약화시켰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