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는 농업혁명을 제1의 물결, 산업혁명을 제2의 물결, 정보혁명을 제3의 물결이라고 말한바 있는데 미래학자들은 경제적 효용성에 의한 서비스혁명인 제3의 물결에 이어 발런타리즘(voluntarism)에 의한 서비스혁명을 제4의 물결이라고 부른다.

 이제 제4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나라에서는 이미 제4의 물결, 곧 자발적 서비스(voluntary service), 자원봉사의 물결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경제적 효용성을 중시하는 제3의 물결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서서히 삶의 질과 가치를 창조하는 제4의 물결이 밀려올 것이라는 사실이다.

 서구의 이론에서는 인간은 본래 자발적인 존재라고 가정하고 있다. 즉 자신이 자기 활동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의미이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때, 자기 자신 안에 그 활동의 원천이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자신 밖에 원천이 있어 자신은 움직여질 뿐인가? 라고 하는 것이 인간의 의욕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동일한 활동을 하고 있어도 자신이 주체로서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타인의 명령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가에 따라서 인간의 의욕이 아주 다르다는 것이다.

 당신은 왜 자원봉사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가?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도처에서 이러한 질문과 만날 것이다. "거기에 산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명언과 같이 현명하게 대답할 수가 없어 곤란하다는 말씀을 듣는다. 자원봉사는 우리의 모든 공동생활 과제임과 동시에 사람들이 대처해야만 하는 보편적인 사회활동, 따라서 스스로 가능한 일을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하는 것이다. 왜 당신은 자원봉사를 하는가? 그 질문은 "왜 당신은 자발적으로 자유로운 인간으로 있고 싶어하는가?"와 같은 질문이다. 자원봉사라는 말에는 "반 강제주의" "탈 관리주의"라고 하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강한 의지가 포함되어 있다.

 자유와 의지와 자발성은 인간다움과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고 소중한 것이다. 일찍이 인간사에서 자유의지와 자발성을 획득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귀한 피와 땀을 흘렸는가?

 한편 급변하는 사회 변동 속에서 우리들이 부딪히는 사회환경도 역시 흔들리고 있다. 변동하는 사회의 큰 흐름은 과학기술화·고학력화·정보화·세계화·고령화이다. 이들 현상은 다양한 욕구와 과제를 만들어 내고 있다. 현재 우리의 지역사회에서도 역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것을 커뮤니티의 붕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우리의 전통적인 지역사회는 가족관계를 중심으로 한 혈연사회나 생활과제를 공유하는 지연사회의 복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가족사회를 비롯해 산업구조 등의 변화에 따라서 이것들은 쇠퇴하고, 오히려 직장 등을 중심으로 한 사연(社緣)사회화에 의해서 점점 지역에서 사람들과 접촉이 없어지게 되었다.

 따라서 현대사회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의 새로운 지연사회나 결연사회의 존재방식을 모색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원봉사는 지역사회에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공동체 의식과 연대의식이 형성되면,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은 주민들의 협동과 노력으로 해결되고 예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