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통념상 남성이 직장내 성희롱이나 성차별 해소같은 여성근로자들의 권익보호에 나선다고하면 거부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내 동료들이 겪을 수 있는 문제라고 보면 성별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노동부가 직장내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 올해부터 시범실시중인 "명예 고용평등 감독관제"의 감독관으로 위촉된 인하대병원 이정로씨(32·의료정보과)는 "직장내 성차별은 남녀 어느 한쪽의 문제가 아니다"는 평소 생각을 밝혔다.

 여성근로자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병원의 특성상 고용평등 문제가 다른 사업장에 비해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그는 “여성이 이 일을 맡았을 때 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명예감독관으로 위촉된 뒤부터는 신문이나 TV를 봐도 평소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산전산후 휴가나 육아휴직 등 여성근로자들의 기본적인 권리에 관한 내용에 한번 더 눈길이 간다”며 “인터넷 등을 통해 남녀고용평등법이나 모성보호 등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병원내에서 성희롱이나 성차별을 받은 동료 여성근로자가 발생하면 자신이 3년째 위원으로 활동중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이들의 권리구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 경인지방노동청으로부터 주기적인 교육과 자료를 제공받아 직장내 성차별 해소를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씨는 “내년부터는 명예 고용평등 감독관제도가 근로자 50인 이상의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 실시된다고 들었다”며 “우리 병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서 남녀 모두에게 차별없는 평등한 기회가 제공되고 "여성이 아니라 동료로 함께하는" 분위기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민재기자〉 gustav@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