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근 수원시 학예사 재조명

경기지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구하는 전문 학술단체 '경기(京畿)학회'는 월례학술발표회 때 경기학 관련 저서를 저자가 직접 소개하고 이에 대해 전문가가 서평 토론하는 '나의 책을 말한다'는 학술 토론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난 19일 열린 학술대회에서는 이동근 수원시 학예사가 자신의 저서 <일제강점기 수원지역사, 역사는 삶이다> 내용을 발표했다. 일제강점기 수원지역의 변화와 항일운동 등으로 재조명하는 책이다.

저자 이씨는 "현재 일본은 과거 역사에 대해 반성이나,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 없이 역사를 외면, 왜곡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더 역사적 사실을 자세히 기록해야 한다" 고 책을 펴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역사적 사실은 우리의 것을 자기 것이라 왜곡하는 저들에게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하며, "이 책도 그 자그마한 밑거름으로 사실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 수원지역의 식민지배화 과정의 모습과 그에 대한 지역민들의 삶과 저항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책이며 '지배와 저항'이라는 두 가지 구성으로 나뉘어 있다.

'지배'=일제가 1910년 조선을 완전히 병합한 이후 수원의 전통적 상징공간인 화성행궁에는 총칼로 무장한 헌병경찰이 주재하는 경찰서가 들어서는 등 수원의 도시 변화. 현재 농업연구 중심도시로 자리 잡게 된 수원지역의 역사와 배경과 일제의 식민농정의 추진과정. 식민농정으로 인한 수원지역 주민들의 고달픈 삶. 생존권 사수를 위한 농민들과 노동자들의 저항 등 식민지적 도시변화와 지역민의 삶을 담고 있다.

'저항'=천도교도와 기독교도, 유학자, 대부분의 농민과 청년학생, 상인 그리고 기생들까지 수원지역 전 계층이 참여한 1919년 3·1운동, 1920년 6월 박선태·이득수 등 청년학생들이 결성한 '구국민단(救國民團)'의 결성 배경과 활동, 산발적인 청년운동을 하나로 응집시킨 1929년 6월 수원청년동맹, 학생들의 농민 중심의 문맹퇴치와 항일의식 고취를 위해 노력한 1930년대 수원고등농림학교 비밀결사운동, 1941년 4월19일 수원의 대표적인 여류 문인 나혜석의 조카 나석균이 일본군 기념비 등에 일제식민지배와 황국신민화 정책을 규탄하는 글을 적은 낙서사건 등 수원지역의 3·1운동과 청년운동 등 항일운동과 독립운동사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424쪽으로 구성된 이 책은 '식민지적 도시변화와 지역민의 삶은 식민행정의 추진과 종속화, 식민농정의 지역적 전개와 지주제, 일제강점기 식민지적 도시변화와 수원 화성(華城)의 구분으로 일제의 식민지 통치가 강화되면서 구조화 되어가는 수원지역의 식민지적 도시변화를 주로 경제적 측면에서 바라본 내용이 담겨있다.

'식민지 백성의 삶과 저항수원지역 3·1운동의 전개와 특징, 천교도·수원교구와 남양교구의 발전, 수원지역 3·1운동과 천교도의 역할, 1910년대 '기생(妓生)'의 존재양상과 수원기생들의 3·1운동, 수원청년동맹의 화동과 인물, 조선일보(1920~1940) '수원(水原)' 관련 기사의 내용과 경향' 등 수원지역의 3·1운동과 청년운동 등 독립운동사의 흐름을 살피고, 이분법적 틀 속에서 수원지역민들이 생존권을 지키고자 했던 끊임없는 독립의 의지와 저항, 치열했던 삶의 과정을 정리했다.

부록으로는 시간 속 사건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근대 수원 연표', 만주에서 9박 10일간 청년 대학생들과 독립운동의 현장의 생생함을 정리한 '제 8회 청산리 역사 대장정 답사기-만주의 바람과 별, 그리고 민족을 가슴에 품다'가 있다.

이동근, 블루씨, 424쪽, 2만7000원


/장태영 기자 jty1414@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