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농산물도매시장 76억원, 교통연수원 10억원."

 한 공무원의 발상 전환이 1백억원에 가까운 인천시 예산을 절감했다.

 인천시 체육청소년과 이풍우 사무관(계장·46). 그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허투루 쓸뻔한 시 예산을 꼼꼼히 챙겼다. 아니, 순간적인 아이디어라기 보다는 공직자로서의 소명과 깊은 고민의 산물이라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그는 아무리 작은 도면 하나라도 대충 지나치지 않는 날카로운 관찰력의 소유자다.

 “일에 대한 열의만 가지면 누구나 가능한 일입니다. 개인이 하는 사업이라면 대충대충 넘어가겠습니까.” 이 사무관은 일을 할 때 "더도 덜도 말고 자신의 할일만 딱 하는" 소극적인 자세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동료들이 감사를 의식해 그런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는 그는 “일은 찾아서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시 종합건설본부로 발령나던 97년 3월 7백84억여원이 들어가는 삼산농산물 도매시장 건립공사 설계도면을 검토하면서 76억원을 줄이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시장을 가로지르는 하천공사를 옮기는 설계를 생각해내고 복토에 필요한 흙 42만㎥를 공짜로 쓸 수 있는 묘안을 짜내 건의, 채택된 것이다. 계양구에 있는 교통연수원 설계에도 그의 생각이 반영돼 10억원의 예산절감효과를 봤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그의 생각대로 순조롭게 이뤄진 것만은 아니다. 수년간 수많은 반발과 싸워서 성취한 것이다. 그는 시의 예산절감기여 인센티브제에 따라 올봄께 1억원 정도를 받게된다. 3억원정도를 받을 수 있는 공로지만 시는 상한선을 1억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상금을 타게되면 모두 사회단체에 기부할 생각입니다.” 돈보다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는 평가만 받으면 된다는 이 사무관은 앞으로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보람과 성취의 참 맛을 느끼기 위해서.

〈김진국기자〉 freebird @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