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CC 경기보조원 노동조합 지부장 이영화씨

 “근로자의 성(性)이 왜 중요한지 노동3권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단지 우리가 일했던 일터에서 경기보조원이라는 직업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당당하게 일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최근 경기보조원(속칭 캐디)을 비롯한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직 여성노동자들의 근로기준법 완전 적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식노조 설립 여부로 큰 관심을 끌었던 한성CC(컨트리클럽) 경기보조원 노동조합.

 그러나 지부장 이영화씨(24·여·용인시 구성읍)를 중심으로 한 노조원들은 5개월여(149일)의 긴 천막농성 끝에 결국은 지난달 28일 노조를 공식 해체해야 했다.

 이 지부장은 “노조가 해체되었다고 해서 회사측과의 싸움을 포기하거나 우리의 정당성을 저버린 것은 아닙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차선책을 선택했을 뿐 회사측의 부당 해고에 대한 싸움은 계속 될 것입니다”라며 지난 149일의 싸움을 회고했다.

 하지만 노조를 지키기 위해 전세금을 빼 월세로 옮긴 조합원부터 파트타임으로 일해서 조합비를 모았던 동료들과의 지난 어려웠던 일들을 설명하며 이 지부장은 조합원 스스로가 노동자라는 인식을 갖게되고 동료애를 쌓은 것은 소중한 투쟁의 성과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이들 경기보조원을 비롯한 특수고용노동자들을 "근로자에 준하는 자"로 분류해 근로기준법의 일부 조항만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지부장은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법상 노동자로만 인정받을 뿐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서 왜 인정받을 수 없는 건지 모르겠고 사용자와의 종속관계에서 "준 근로자’란 있을 수 없다”며 “전국 1백만명에 이르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기본권 보장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용인=지건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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