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봄날 듣는 이로 하여금 활력소가 되어주는 봄노래가 비발디의 "사계"이다. 경쾌한 멜로디가 감미로워 아무리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다. 바이올린으로든 실로폰으로든 언제 들어도 싱그럽고 평화롭다. 사실 이곡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주 듣는 곡이다. 봄이 아니어도 주변에서 많이 들려줄 만큼 좋아하는 곡이기 때문이다.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는 비발디의 작품중 가장 사랑을 받는 곡이다. 바이올린의 성서라 할만큼 연주자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곡이다. 그의 12곡 협주곡중 제4곡 까지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네곡으로 구성되는데 다시 각각 세개의 악장으로 나뉘어진다. 계절 마다 특징이 잘 그려지고 있으며 그중 "봄"은 환희를 연상케 하는 즐거운 악상으로 이어진다.

 비발디가 이런 감미로운 곡을 쓰게 된것은 유럽의 봄이 유난히 가슴 벅차기 때문이다. 유럽의 겨울은 길고 암울하다. 춥고 혹독하여 한겨울에는 건장한 남자라도 밖에 나가기를 꺼릴 정도이다. 이렇게 겨우내 움츠리고 있을때 어느날 거짓말 처럼 봄은 찾아온다. 얼어붙은 얼음도 풀려 시냇가 물소리가 들리고 미처 녹지 않은 눈밭에서 꽃망울이 고개를 든다. 이것이 환희이고 즐거움이다.

 비발디는 이탈리아가 낳은 대음악가이다. 1678년 베네치아의 성 마르코 성당 바이올니스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성직에 몸담으면서 고아원의 여아들을 돌보며 음악을 가르치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그는 협주곡의 왕이라고 할만큼 많은 곡을 만들었으며 그로 인해 도시국가였던 베네치아도 음악의 일류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부천시민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곡이 비발디의 "사계"라고 한다. 시민 2,08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3%가 애창곡으로 "사계"를 꼽았다고 한다. 시립연주단의 연주회 개최를 위한 사전 조사의 결과이다.

 비발디의 "사계"가 봄으로 시작하듯 부천의 사계도 봄으로 시작한다. 특히 붉은 도화꽃으로 만발한 가운데 부천의 사계는 화려하게 개막된다. 시민들이 사계를 꼽은 까닭을 짐작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