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만이형이다. 사인 좀 해주세요.”

 12일 오전 11시40분쯤 인천시 남구 도화동 서화초등학교(교장·김기권) 운동장.

 2000시즌 골든글로브를 거머쥐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유격수로 우뚝 선 박진만(현대유니콘스)이 교실에서 뛰어나와 열광적으로 사인공세를 펴는 모교 남·여 후배 300여명에 둘러싸여 어쩔줄 몰라했다.

 박진만이 학교에 도착한 사실을 학생들이 알게된 것은 교내에 설치된 TV를 통해 직접 인사말을 했기 때문.

 교내방송이 끝나자 마자 학생들은 앞다투어 교실에서 운동장으로 바람처럼 날아와 야구장으로 향하는 박진만에게 몰려들었다.

 박진만이 움직일 수 조차 없게 되는 바람에 학교측에서 방송을 통해 박진만선수의 브로마이드 사진에다 사인해 전달하겠다는 약속으로 겨우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박진만이 이날 모교를 찾은 이유는 후배들에게 1일 야구지도를 하기 위한 것.

 그러나 야구교실을 갖기 전 이처럼 예상치 못한 후배들의 열띤 사랑에 박진만은 얼떨떨해 하면서도 싫지 않은 모습이었다.

 후배들의 열광적인 환영을 뒤로한 채 운동장 한켠에 마련된 실내연습장으로 장소를 옮긴 박진만은 모교 야구부 선수들의 타격과 수비자세등을 일일이 잡아주며 후배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프로에 진출한 이후 처음 모교를 찾았다”는 박진만은 “틈을 내 모교 후배들과 함께 야구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진만은 또 “야구를 잘할 때나 못할 때나 격려와 사랑을 아끼지않은 인천팬들과 떨어지게 돼 너무 안타깝다”며 구단의 연고이전을 아쉬워했다.

 이에앞서 김교장은 박진만에게 시드니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국위를 선양하는 한편 모교야구발전에 공이 많다며 공로패를 전달했다.〈엄홍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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