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車 공장가동 중단위기

 협력업체들이 또다시 대우자동차 정상가동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자금난이 악화되고 채권단마저 지난달 29일 밝힌 자금지원을 차일피일 미루자 협력사들 사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제, 한 협력사의 부품공급 거부로 대우차 부평공장 가동이 중단돼 앞으로 정상가동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장가동 중단=7일 대우차 부평공장과 군산공장이 또다시 멈춰섰다. 가동재개 3일만이다.

 지난 4일 라노스와 매그너스를 생산하는 2개 라인 가동에 들어갔던 부평공장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군산공장은 아예 하루종일 조업을 못했다.

 이는 한국델파이에 부품을 공급하는 2차 협력업체가 현금결제를 요구하면서 부품 공급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사정이 다급해진 대우차의 설득으로 협력사들이 공급을 재개키로 함에 따라 8일부터 재가동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사태가 수습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우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채권단에 대한 협력업체 반발=지난달 29일 채권단은 대우차와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이번주 안에 신어음 교환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채권은행들의 반발로 산업은행은 두차례에 걸쳐 교환 시기를 연장한 데다 최근 밝힌 20일까지 어음교환 약속도 현재로서는 그 이행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협력사들이 집단행동 불사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날로 악화되고 있는 자금사정.

 채권단이 당초 발표한 대로 5천6백86억원을 지원한다 하더라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협신회관계자의 설명이다. 협력사들이 자체 발행한 어음은 고사하고라도 금융기관에서 할인해 쓴 대우차 발행어음중 11월말과 이번달 15일 만기가 도래할 것만 해도 5천2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협신회측은 지난 6일 긴급 비상대책위를 가진 데 이어 7일에는 정부와 산업은행을 방문,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명의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엄낙용 산업은행은 이 자리에서 대우차 문제는 이미 채권단의 손을 떠나 정부가 직접 챙기는 사안인 데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지원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협력사들의 요구를 수용키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협신회 관계자는 협력사들사이에 채권단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납품거부 사태가 언제 또 재연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망= 채권단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지원대책안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대우차 사태는 악화될 수 밖에 없다.

 협력사들이 원치 않는다 해도 자금난에 따른 연쇄부도로 부품공급이 중단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일부 협력사들의 자발적인 부품거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협력업체들은 이에 따라 ▲현재 40%만 교환해 주기로 한 정리채권의 100% 신어음 교환 ▲진성어음 환매 유예조치 및 신용대출 전환 ▲특례보증한도의 10억 이상 확대 및 보증요건 완화 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채권단 지원방안에서 빠진 한국델파이 등 주력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방안도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경제단체 관계자는 “대우차의 설득으로 한국델파이와 그 협력사들이 공급을 재개키로 함에 따라 일단 급한 불은 꺼졌는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강구를 촉구했다.

〈구준회·김주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