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4년과 92년 한국시리즈에서 2회나 정상에 오른바 있는 SK와이번스 강병철 감독(54). 평소 온화하기 그지없는 강감독은 훈련이나 경기에 돌입하면 매서운 지략가로 변신, 국내 프로야구 50대 감독의 선두주자로 명성이 자자하다. 올초 인천을 연고지로 창단된 신생팀 SK와이번스 초대 사령탑을 맡아 고군분투해 온 강감독으로부터 올시즌에 대한 분석과 내년시즌의 목표 등을 들어봤다.

 -올시즌을 마감하면서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올초 급하게 창단하면서 사실상 준비를 제대로 못해 많은 걱정을 했었다. 내심 중위권 진입을 목표로 삼았었는데 비록 꼴찌는 했지만 40승이상을 달성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전반기는 예상외로 팀웍의 부재와 기대했던 선수들이 부진해 어려움이 많았지만 선수들이 후반기 들어 분발하면서 팀 컬러를 만드는데는 성공했다고 본다. 올시즌은 한마디로 어떤 성과를 말하기 보다는 팀을 추스리는데 한시즌을 보낸 것 같다. 올해는 내년시즌에 대한 준비과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올시즌에서 아쉬운점은.

 ▲예상외로 팀웍이 안좋아 당황했었고 기대했던 김원형과 용병 콜,풀리엄 등이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실망이 컸다. 하지만 오상민, 채종범 등은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잘해 줘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고 있다.

 -올시즌 가장 우수한 선수를 꼽는다면.

 ▲투수부문에서는 당연히 신인왕 후보인 이승호와 오상민이고 타자부문에서는 용병 브리또와 이진영, 채종범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이승호는 현재 올해 신인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올려 신인왕 등극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내년 시즌에도 SK의 기둥 역할을 할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 또 용병 브리또도 성실한 태도에 나날이 기량도 향상되고 있어 내년시즌에도 맹활약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즌 중반에 현대에서 SK로 이적한 김경기도 날이 갈수록 기량이 향상되고 있어 내년에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코칭 스태프를 대폭 교체했는데 의미는.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전 쌍방울의 잔영이 많이 남아 있어 SK 팀 컬러를 확고히 하기 위해 코칭 스태프를 대폭 교체 했다. 사실 전 코칭스태프의 지도력도 다소 부족했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1군 코치는 전투력 강화를 위해 배치했고 2군 코치는 김성래 코치 등 주로 인천 출신으로 젊은 코치를 배치해 선수양성에 매진토록 한 것이다.

 -내년 신인중 주목할 만한 선수는.

 ▲올해 정상호(포수), 김희걸(투수), 조형식(투수) 등 총12명의 고졸 신인이 입단해 팀훈련을 같이 하고 있다. 이중 약7명 정도를 내년 시즌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대졸 신인 2명도 입단 예정이어서 스타팅 멤버는 다소 유동적이다. 하지만 고졸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정상호와 김희걸, 조형식 등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김동건, 박남섭(이상 내야수), 조중근, 곽국희(이상 외야수) 등도 기본기가 잘 돼 있어 눈여겨 볼만한 선수들이다.

 -용병 영입및 운용계획은.

 ▲우선 올시즌에 출장했던 용병 브리또와 콜, 풀리엄 중에서 브리또만 남겨두고 2명은 교체키로 했다. 브리또는 공수에서 모두 뛰어났던 반면 콜과 풀리엄은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현재 구단에서는 미국 마이너 리그 트리플A에서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 2명을 스카웃하기로 했다. 1명은 투수고 1명은 야수를 영입할 계획이다.

 -내년의 트레이드 계획은.

 ▲선수들의 트레이드는 용병영입, 신인보강 등과 함께 최대의 사안이다. 트레이드를 잘못하면 한해 농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강병규선수 등 7명을 트레이드해 왔지만 대부분 기대에 못미쳤다. 현재로선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 하지만 구단측에서 강병규선수와는 재계약을 안하고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데 이어 금년도 엔트리중 약27명 정도를 방출할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 목표는.

 ▲4강 진입이다. 물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잘 짜여진 팀웍을 바탕으로 용병 영입, 신인 기용, 트레이드 등이 삼위일체가 돼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새로 영입되는 용병들이 제역할을 다하고 신인들이 기대에 부응해 올시즌보다 25승 이상만 추가한다면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김원형이 선발로 제역할을 다하고 이승호도 마무리로서 제 기량만 발휘해 준다면 목표달성은 가능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인천 야구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인천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 인천 야구가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SK의 팬이 많아야 한다. 내년에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키 위해 선수단 모두는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SK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